사순 제 4주간 월요일. 한창현 모세 신부님.
오늘 복음에서 왕실 관리는 카파르나움에서 멀리 떨어진 카나로 예수님을 찾아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 카파르나움으로 가시어 죽기 직전인 자기 아들을 고쳐 주십사고 청하였습니다.
이 안타까운 사정을 들으신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너희는 표징과 이적을 보지 않으면 믿지 않을 것이다.”(요한 4,48)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어쩌면 예수님께서 절박한 상황에 있는 왕실 관리에게 표징을 말씀하신 것이 그에게는 요청에 대한 거부로 들렸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예수님의 대답을 듣고 조금도 위축되거나 실망하지 않고, 다시 한번 예수님께 아들을 살려 달라고 간청하였습니다. 처음에 그는 예수님께서 함께 가셔야만 아들이 나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가거라.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4.50)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함께 가지 않으신다는 뜻이었습니다.
이제 그는 예수님께서 함께 가시지 않더라도 아들은 살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아들은 살아났습니다.
예수님의 대답은 요청에 대한 거절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제대로 알 기회였습니다.
영적 성장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이 바라는 방식대로 하느님께서 답을 주시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 하느님께서 우리를 거부하신다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바라는 방식이 아니라, 우리에게 필요한 방식으로 사랑을 베푸십니다(마태 7,11 참조).
이 사랑을 알아볼 수 있는 믿음의 은총을 청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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