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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사순 제 4주간 월요일 / 조재형 신부님 ~

사순 제 4주간 월요일.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님.

 

 

 

오늘은 3월 31일입니다. 3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이제 하루 지나면 4월이 시작됩니다. 사람은 이렇게 ‘의미’를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오늘 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새 하늘과 새 땅’을 이야기합니다. 이사야 예언자가 이야기하는 새 하늘과 새 땅은 어떤 의미일까요? 이는 단순한 지리적 변화가 아니라, 하느님의 새로운 창조 행위를 뜻합니다. 정의와 평화가 실현되는 세상을 의미합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은 억압과 불의가 사라지고, 하느님의 정의가 실현되는 세상을 가리킵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은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고, 모든 피조물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이상적인 상태입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이를 구체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사막에 샘이 넘쳐흐르리라. 사막에 꽃이 피어 향내 나리라. 주님이 다스리는 그 나라가 오면 사막이 꽃동산 되리라. 사자들이 어린이와 뛰놀고, 참 세상과 기쁨의 그 나라가 오리라.”

 

 

 

시인 이상화는 새 하늘과 새 땅을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시인 이육사는 새 하늘과 새 땅을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 시인은 일본의 식민 지배가 끝나고 민족의 독립이 올 것을 희망하면서 새 하늘과 새 땅을 이야기했습니다. 이사야 예언자가 꿈꾸었던 세상을 성찰했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플라톤은 ‘이상 국가’를 이야기했습니다. 토머스 모어는 ‘유토피아’를 이야기했습니다. 공자는 ‘대동 사회’를 이야기하였습니다. 단테는 ‘낙원’을 이야기했습니다. 돌킨은 반지의 제왕에서 악이 사라지고 선이 다가오는 세상을 이야기했습니다. 카뮈는 ‘페스트’에서 절망을 넘어 희망을 이야기했습니다. 니체는 '초인'이 다스리는 세상을 이야기했습니다. 하이데거는 '존재의 새로움'을 이야기하면서 과거의 존재 방식을 넘어 새로운 방식으로 존재하는 가능성을 이야기했습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을 이야기했던 철학자, 사상가, 문학가가 있지만 그것을 현실에서 선포하지는 못했습니다. 2000년 전에 예수님께서는 이사야 예언자가 말했던 새 하늘과 새 땅을 선포하였습니다. 예수님은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라고 선포하셨습니다. 이는 이사야서에서 예언된 새로운 시대가 이제 예수님을 통해 도래하고 있음을 알리는 선언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하느님 나라는 단순한 정치적 왕국이 아니라, 하느님의 통치가 이루어지는 새로운 질서입니다. 이미 시작되었으나 완전히 성취되지 않은 나라입니다. 예수님의 부활과 성령 강림을 통해 하느님 나라는 시작되었지만, 최종적인 완성은 종말론적 미래에 이루어집니다. 이사야의 새 하늘과 새 땅, 예수님의 하느님 나라는 완전히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현실의 고통과 불의 속에서도 인간이 꿈꿔야 할 이상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며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기존에 타락한 질서를 버리고, 새롭게 변화된 삶을 살아야 함을 의미합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입니다. 정의롭고 평화로운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성경적 메시지뿐 아니라 인문학적 가치와도 연결됩니다. 예수님의 하느님 나라 비전은 단순한 종교적 개념이 아니라, 사회적 윤리와 공동체적 책임을 강조합니다. 우리는 우리 삶 속에서 ‘새 하늘과 새 땅’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요?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를 이루는 길은 무엇일까요? 우리 사회는 정의롭고 평화로운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는 눈에 보이게 오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다."라고 하셨습니다. 즉, 우리가 하느님 나라를 살아가기 시작하면, 그것이 바로 '새 하늘과 새 땅'을 향한 길이 된다는 겁니다. 우리 삶 속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찾고, 새 하늘과 새 땅을 만들어가는 여정에 함께 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