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수난 성금요일. 호명환 가롤로 신부님.
CAC 매일묵상
통제를 내려놓기!
하느님의 숨
2025.04.17. 16:32
CAC(Center for Action and Contemplation) 리처드 로어의 매일 묵상 - 2025년 4월 17일 성목요일 (호명환 번역) 열여섯 번째 주간: 사랑 가득한 항복
구원하는 사랑은 우리에게 치유의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라고 초대합니다.
리처드 로어의 매일 묵상
매일 묵상은 그리스도교 관상 전통에 뿌리를 두고 리처드 로어와 CAC 운영진, 그리고 객원 교수들의 묵상 글을 제공해 주어 우리의 영적 수양을 심화시켜 주고 우리로 하여금 이 세상에서 동정(compassion)을 구현하도록 도와줍니다.
항복은 우리가 사랑의 강물 위에서 아무것도 할 필요 없이 그저 떠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 데이빗 베너, 사랑에의 항복(Surrender to Love)
리처드 로어 신부는 항복이란 것이 우리에게는 통제력이 전혀 없다는 것을 단순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삶과 죽음을 통제할 수 없다면 왜 우리는 더 작은 결과들을 통제하고자 하는 데 그리도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일까요? 그것을 운명이나 섭리, 이끄심, 동시발생(synchronicity), 혹은 우연의 일치라고 부르든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천에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은 자기들의 삶과 관심사를 자기 스스로 조종할 필요를 느끼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것이 자기들이 어떻게든 할 수 있었던 것보다 훨씬 더 좋게 이루어진 것임을 압니다. 자기들을 내어 맡긴 이들은 받아들여지고, 그들을 통해 성령께서 자연스럽게 흐릅니다. 통제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도 받아들여지기는 하지만, 그들은 성령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엄청나게 늦추어 버립니다.
우리가 어떤 특별한 일에 합당하다고 여기고 그것을 기대하며 그런 일이 일어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할 때, 우리는 끊임없는 불행에 빠지고, 결국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것을 즐기지도 못할 것입니다. 아니면 적어도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용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우리는 어떤 단계에서 거의 모든 것에 저항하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인생을 끔찍하게 살아가는 길입니다. 통제를 내려놓는 것은 일치와 동정, 그리고 이해를 배우는 학교입니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우리가 죽음이라고 부르는 최종적인 내려놓음을 위한 학교입니다. 바로 지금 우리가 사회의 불확실함과 경제적 열악함, 그리고 우리 육신의 병약함에 직면해 있다면, 우리가 우리의 모든 것을 내어 맡길 수 있는 더 심오한 무엇, 즉 이런 혼란 가운데서도 우리를 지탱시켜 줄 수 있는 더 심오한 무엇이 있을까요?
하느님의 신성한 흐름에 온전히 자신을 내어 맡기는 것은 그저 굴복하거나 주저앉는 것도 아니고, 꼭두각시가 되거나 아무 생각도 없이 살아가는 것도 아니며, 책임을 지지도 않거나 어떤 계획과 생각을 다 멈추는 것도 아닙니다. 온전한 내어 맡김은 사랑으로 향하는 살아있는 물이 계속해서 흐르도록 우리의 내면을 평화롭게 열어 두는 것입니다. [1]
저는 이에 대해 확신합니다: 우리가 사랑에 온전히 우리를 내어 맡길 때마다 우리는 또한 죽기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랑으로 하여금 우리쪽으로 향하도록 할 때마다 우리는 자율적인 실체로서의 우리 자신을 내려놓는 것이고, 다른 무엇이나 다른 누군가에게 우리 자신을 조금이라도 내어 주는 것입니다. 이런 내려놓음은 우리가 사랑하기를 멈추겠다고 마음먹지 않는 한 쉽사리 방향을 돌리지 않습니다. 물론 사랑하기를 중단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철저한 자기 포기를 하게 되더라도, 즉 확장된 자아가 자지 자신에게로 돌아오기를 바랄 때마저도, 이제는 이 자아가 훨씬 더 큰 진리에 붙잡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다시 사랑이 승리하게 되는 것입니다. [2]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그렇게 젊은 나이에, 또 성공하지도 못한 채 죽지 말아야 할 열두 가지 이상의 훌륭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시라면 더더욱 그러하셨겠지요! 예수님은 파스카의 어린양이 되신 데다 제자들의 발까지 씻어주심으로써 하느님의 사랑을 아주 구체적이고 인격적이며 분명하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드러내 주셨습니다. 예수님이 종교와 정치의 실세들에게 넘겨지신다면, 우리도 우리의 힘과 특권, 그리고 통제하고자 하는 욕구를 하느님께 넘겨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절대 성장하지 못할 것이고, 하느님과 사랑의 신비에도 절대 참여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 항복은 더 깊은 믿음과 생명에 우리 자신을 온전히 "내어 맡기는 것"입니다. [3]
우리 공동체 이야기
거의 십년 전에 사랑하는 어머니가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어머니가 병고를 치를 때와 어머니가 돌아가가셨을 때 저는 너무 슬펐지만, 그 슬픔을 겪으면서 저는 눈물의 가치를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소중히 여기던 간호사 중 한 사람이 제 눈물을 보고 "사랑의 눈물"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흐르는 눈물을 그저 흐르게 하면서 제가 경험할 수 있었던 온전한 자기-내려놓음의 순간은 순수하고 완전한 사랑의 순간이었던 겁니다.
—Kay L.
References
[1] Adapted from Richard Rohr, Adam’s Return: The Five Promises of Male Initiation (Crossroad, 2004), 162–163.
[2] Adapted from Richard Rohr, Immortal Diamond: The Search for Our True Self (Jossey-Bass, 2013), 65.
[3] Adapted from Richard Rohr, Wondrous Encounters: Scripture for Lent (St. Anthony Messenger Press, 2011), 134–135.
Image credit and inspiration: Unknown, Neom (detail), 2023, photo, Saudi Arabia, Unsplash. Click here to enlarge image. 동굴을 탐험하는 이 사람처럼, 사랑으로 인해 자신을 온전히 내려놓는 것은 때때로 알지 못하는 어둠 속으로 용감하게 걸어들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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