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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주님 부활 대축일 / 안동훈 신부님 ~

주님 부활 대축일. 안동훈 안드레아 신부님.

 

 

 

주간 첫날 이른 아침,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때에 마리아 막달레나는 무덤으로 향합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심을 슬퍼하며 그리워하던 그는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큰 충격에 휩싸입니다.

급히 달려가 이 소식을 전하자 베드로와 다른 제자가 무덤으로 달려가는데, 그 안에서 예수님 대신 아마포와 잘 개켜진 수건만을 보게 됩니다.

그들은 보고 믿었습니다(요한 20,8 참조). 다만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13,23)조차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성경 말씀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20,9) 있었습니다.

우리 믿음의 여정은 마리아 막달레나와 베드로와 요한의 것과 닮아 있습니다.

깊은 슬픔 속에서도 주님 곁에 머무르고자 무덤을 찾아간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님을 만나는 데 사랑하는 마음이 필요함을 보여 줍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였어도 무덤에 가서 보고 믿었던 베드로와 요한은, 우리가 의심이나 두려움 속에서도 주님을 향하여 끝까지 나아가야 함을 알려 줍니다.

보고 믿었고 이제 깨닫게 될 그들처럼 예수님을 믿는 신앙이란 보고 깨달으며 점점 깊어지는 여정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비어 있는 무덤을 통하여 우리에게 부활의 생명과 희망을 선포하십니다.

빈 무덤은 어둠 속에서 빛으로 나아가고, 슬픔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신앙의 여정을 시작하게 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결코 포기하시지 않는다는 약속의 증거입니다.

이 약속을 믿는 우리는 오늘 제2독서에서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콜로 3,1)라고 말하는 것처럼, 세상의 것들만을 추구하거나 욕망이 이끄는 대로 사는 대신 그리스도 부활의 증인이 되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