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8일 부활 제3주간 목요일
“뭐 드시고 싶으세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막막해집니다. 특별히 먹고 싶은 것이 생각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무거나요. 제가 다 잘 먹잖아요.”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제게 필요한 것이 없냐는 질문도 받습니다. 이때 역시 막막합니다. 특별히 가지고 싶은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합니다. “없어요.”
이런 저를 스스로 바라보며 원하는 것이 없어진 것인가 싶었습니다. 그러나 어렸을 때는 갖고 싶은 것도 많았고, 또 먹고 싶은 것도 많았습니다. 원하는 것도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나는 것이 딱히 없습니다. 욕심이 사라진 것일까요? 아니면 원하는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일까요? 어떤 신부가 그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관심이 사라진 거야.”
이 세상 것에 관한 관심이 사라진 것이라면 아주 바람직합니다. 그런데 사랑에 관심 없어지는 것이라면 문제가 있습니다. 부모님께서 살아 계실 때는 맛집 검색에 얼마나 진지했는지 모릅니다. 연로한 부모님께 좋은 것을 대접하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그러나 부모님께서 모두 하늘나라에 가신 뒤에는 그 관심이 사라졌습니다. 혼자 맛집을 찾아갈 정도로 미식가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랑해야 관심도 생깁니다. 주님에 대해서도 사랑해야 관심을 두고 주님의 뜻을 따를 수가 있습니다. 기도와 묵상, 사랑 실천이 힘들다는 분을 만납니다. 왜 그럴까요? 주님께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사랑해야 관심도 생기는데, 주님께 대한 사랑이 세상 것에 대한 사랑보다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당신께서 ‘생명의 빵’임을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이 빵은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으로,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렇다면 이 말씀을 들은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연히 주님의 뜻을 따라야 할 것이고, 주님 안에 머무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주님께 관심이 부족합니다. 주님보다 세상 것이 더 좋고, 세상 것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만 같습니다. 주님의 일은 항상 맨 마지막이 되곤 합니다.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라도 주님께 더 큰 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주님께 대한 사랑이 필요합니다. 주님의 자리가 마지막 자리가 아닌, 첫째 자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렇게 사랑을 통해 관심이 점점 더 커질 때, 주님을 위해 하는 모든 것이 큰 기쁨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쁨 안에서 하느님 나라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오늘의 명언: 성공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기보다 가치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라(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사진설명: 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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