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의 삶 (오상의 비오 신부 이야기)
성 비오 신부님(1887-1968)은 1887년 이탈리아 피에트렐치나에서
태어나, 카푸친 수도회에 입회한 뒤 1910년에 사제로 서품되었습니다.
끊임없는 기도와 겸손으로 하느님을 섬겼으며, 1918년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50년 동안 예수님의 오상을 몸에 간직하며 살았다고 합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2002년 6월 16일에 그를 성인품에 올렸습니다.
그의 손바닥에 난 작은 동전 크기의 구멍에서,
그리고 발과 가슴에서는 피가 배어나왔습니다.
수많은 기적적인 병치유가 이 수도 사제의 간구를 통해서 이루어졌고,
예언, 신비한 향내, 두 곳에 동시에 존재하는 현상, 공중부상 등 설명할
수 없는 현상들이 증언되고 있습니다.그의 오상은 십자가, 성체,
미사를 관통하는 예수님 현존의 상징이었습니다.
매일 새벽 4시 30분에 시작하여 1시간 반 정도 집전하는 미사는, 희생
제물이신 그리스도와 같아지려는 그의 영성의 절정이었습니다.
밤 1시부터 사람들은 성당 문이 열릴 때까지 서서 기도하며 기다렸습니다.
멀리서 온 그들은 하룻밤을 설치는 고통도 마다하지 않고, 비오 신부님이
미사를 봉헌하는 동안 제대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자리를 잡으려는
것이었습니다.
때문에 성당 문이 열리면 성당은 이내 신자들로 꽉 차고,
신부님의 열정 어린 미사는 때론 두 세 시간씩 계속되곤 하였습니다.
비오 신부님의 눈에는 자주 눈물이 고여있었고, "왜요?"라는 물음에 그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나는 미사 드리기에 합당치 않은 사람이오"라고
대답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미사 때마다 양손의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가 제대포에 떨어지곤 하였는데,
온 몸으로 십자가의 제사를 재현하는 미사에 대한 그분의 열정은 다음의
말씀에서 잘 드러났습니다.
"세상은 태양이 없어도 존재할 수 있지만 미사 성제 없이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제대 건너편에는 자주, 멀리서 온 순례자들이 감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아, 제가 하느님을 이렇게 늦게서야
알게 되다니"하며 회개하곤 하였습니다.(<경향집지>
( 2002년 11월 송열섭 가시미로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