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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체 관련 내용

[스크랩] [다섯째주, 여섯째 날] 신랑

다섯째 주, 여섯째 날

신랑


요한 3,22-32

그 뒤에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유다 지방으로 가셔서 그 곳에 머무르시면서 세례를 베푸셨다. 한편 살림에서 가까운 애논이라는 곳에 물이 많아서 요한은 거기에서 세례를 베풀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세례를 받았다. 이것은 요한이 감옥에 갇히기 전의 일이었다. 그런데 요한의 제자들과 어떤 유다인 사이에 정결 예식을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그 제자들은 요한을 찾아가 “선생님, 선생님과 함께 요르단 강 건너편에 계시던 분이 세례를 베풀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증언하신 바로 그분인데 모든 사람이 그분에게 몰려가고 있습니다”하고 말하였다. 요한은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사람은 하늘이 주시지 않으면 아무것도 받을 수 없다.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라 그분 앞에 사명을 띠고 온 사람이라고 말하였는데 너희는 그것을 직접 들은 증인들이다. 신부를 맞을 사람은 신랑이다. 신랑의 친구도 옆에 서 있다가 신랑의 목소리가 들리면 기쁨에 넘친다. 내 마음도 이런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다.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

위에서 오신 분은 모든 사람 위에 계신다. 세상에서 나온 사람은 세상에 속하여 세상일을 말하고 하늘에서 오신 분은 모든 사람 위에 계시며 친히 보고 들으신 것을 증언하신다. 그러나 아무도 그분의 증언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해설

“모든 사람이 그분에게 몰려가고 있습니다.”(27절)

27절은 이 성서 대목의 핵심을 이루고 있으며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이 사실이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

사람들은 ‘그분’에게 몰려가고 있다. 그들은 나방이 불빛에 모여들 듯, 목마른 자들이 샘에 모여들 듯이 그분에게 모여들고 있다.

그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은 예수님이다! 예수님이 신랑이다!

예수님과 세례자 요한의 관계는 동양적인 혼례식의 풍부한 표상을 통해 멋지게 잘 표현되고 있다.

결혼이라는 표상을 통하여 하느님과 이스라엘이 맺은 계약 관계를 상기하게 되는데, 하느님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너무도 철저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었기에 친밀한 혼인의 일치로밖에 그 관계를 표현할 수 없었다. 구약시대에는 하느님이 신랑이요 이스라엘이 신부로 표현되고 있으며, 신약시대에는 예수께서 신랑이고 교회가 신부이며 요한은 자기가 신랑의 들러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구약시대의 표상 아래서는 각자가 하느님께서 지정해 주신 역할을 수행하였다.

예수께서는 신랑이시다. 예수님은 모든 사람을 끌어모으는 중심 인물이다. 에수님은 신약의 중심 인물이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 전체의 집단의식을 자신의 인격 속에 지니고 계시며 대표하신다.

요한의 역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대 관습상 신랑 들러리의 역할을 아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오늘날도 그렇지만 신랑 들러리로 뽑힌 사람은 보통, 신랑과 제일 친한 친구다. 예수님 시대에 신랑 들러리로 뽑히는 영광은 오늘날보다도 훨씬 명예로운 것이었다. 신랑 들러리는 결혼식을 준비하는 책임을 맡고 총책임자로서 잔치를 주관하였다. 그러나 신랑 들러리의 가장 중요한 책임은 신랑이 신부를 맞이할 때까지 신부방을 지키는 것이었다. 신랑이 신부를 맞이한 다음에야 그의 임무는 끝난 것이다.

요한의 임무는 자신이 이 순간을 위해 키워 오면서 준비해 온 공동체를 예수님과 만나게 해주는 것이었다. 이것은 하느님과 이스라엘이 구약의 계약을 맺을 때 모세가 맡았던 역할과 같다. 그러나 요한에게는 즐거워하고 축하해야 할 더 큰 이유가 있었다. 모세가 예언하고 예시해 주었던 것들이 하느님의 위대한 사랑을 통해 실제로 이루어졌다.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은 결연히 당신 백성을 당신 품에 꼭 껴안아 주신다.

예수의 길을 준비함으로써 자기의 임무를 마친 요한은 뒤로 물러난다. 요한은 기꺼이 그리고 즐겁게 사람들의 이목을 자기로부터 예수님께 향하도록 안내한다.

누가 물어보든지 아마도 요한은 이렇게 답했을 것이다.

“그분은 말씀하시는 분, 저는 듣나이다.

그분은 빛, 저는 깨우침을 받나이다.

그분은 말씀, 저는 그 말씀을 듣는 귀이니다.”(아오스딩)


나는 신랑의 들러리요, 예수님은 신랑이신 나의 “기쁨이 가득 찬다”(29절).



기도안내 : 그분의 빛 속에서

매일기도 양식 : ‘매일 기도하는 방법’ 게시물 참조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긴장을 풀고 조용히 자신을 가라앉힌다.

하느님께 대한 나의 의존성을 분명히 한다.


구하는 은총

하느님의 뜻을 알고 행하고자 열망하는 은총과,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과 영예를 위해 나 자신을 헌신할 수 있는 은총을 구한다.


기도방법 : ‘여러가지 형태의 혼자 기도하는 방법’ 게시물 중에서 [내심기도] 참조.

나 자신을 밝게 타오르는 촛불로 생각한다. 오랫동안 타올랐기 때문에 나의 불꽃은 강렬하며 따스하고 아름다운 빛을 던진다.

등대에서 비춰오듯 갑자기 밝은 빛이 나타난다. 그 빛은 강렬한 빛을 발하며 공간 전체를 속속들이 파고들어 따스하게 해준다.

나 자신도 그 빛 속으로 빨려들어감을 느낀다. 나의 불꽃은 점점 작아져서 마침내는 거의 보이지 않게 된다.

그 광채 속에서 긴장을 풀고 편히 쉰다. 그 빛의 광채 속에 포근히 안기어 머문다.

빛이신 예수님께 내 마음을 집중한다. 그리고 아주 조용하게 예수님의 이름을 되풀이해서 부른다.

주님의 기도로 기도를 마친다. 


기도 후 반성

이 기도 중에 알게 된 모든 느낌, 체험 또는 깨달음들을 영적일기에 적는다.

출처 : [다섯째주, 여섯째 날] 신랑
글쓴이 : 가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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