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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다섯째 주, 넷째 날] 그리스도 안에서

다섯째 주, 넷째 날

그리스도 안에서


필립비 1,21-26

나에게는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입니다. 그리고 죽는 것도 나에게는 이득이 됩니다. 그러나 내가 이 세상에 더 살아서 보람있는 일을 할 수 있다면 과연 어느 쪽을 택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그 둘 사이에 끼어 있으나 마음 같아서는 이 세상을 떠나서 그리스도와 함께 살고 싶습니다. 또 그 편이 훨씬 낫겠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을 위해서는 내가 이 세상에 더 살아 있어야 하겠습니다. 이런 확신이 섰기 때문에 나는 살아 남아서 여전히 여러분과 함께 지내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나는 여러분의 믿음을 발전시켜 주고 기쁨을 더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여러분을 다시 찾아가게 되면 여러분은 나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를 더욱 자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해설

바오로는 감옥에서 필립비인들에게 아름답고 사랑이 가득 찬 편지를 썼다.

어느 유대인이나 마찬가지로 바오로에게도 투옥이 되었다는 것은 죽을 몸이 되었다는 뜻이었다. 투옥이란 예부터 죽음을 의미하였다. 감옥은 대개 창문이 없는 방이었으며, 천정에 출구가 있었고, 그 출구를 통해 죄수를 투옥시켰다. 감옥은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무덤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여기서 바오로는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으며, 그 재판은 십중팔구 사형일 것이다.

이 편지는 자기 속 깊숙이 들어가 그리스도를 발견한 사람이 명상하며 쓴 글이다.

이렇게 명상하는 가운데 바오로는 생명의 모순들과 대처하며 고심하고 있다.

바오로에게 있어서 삶을 지속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죽음을 뜻하는데, 그것은 그리스도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을 지연시키기 때문이다. 한편 바오로에게 있어서 죽음은 궁극적으로 삶을 뜻하며, 그것은 죽음으로써 마침내 그리스도와 완전히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바오로는 자신의 욕망과 자기가 사랑하면서 그리스도께 인도하고자 하는 자들의 요구를 생각하며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그러나 결국은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더 중요시하게 된다.

자신의 욕망을 포기하면서 하느님의 손에 자신의 생명과 죽음을 맡길 때 바오로는 깊은 불편심의 자유를 발견하였다.

전에는 모순으로 보이던 것이 이제는 다 이해되면서 역설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러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보여 준 것은 사랑이었다.

바오로는 죽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사실 문제도 안 된다는 것을 터득하게 된다. 바오로의 전체적인 논증의 핵심은 그리스도 안에 머문다는 것이다. 죽는 것이 다소 유리할 수도 있겠지만 그리스도인의 공동체와 함께 있고 그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 그리스도와 일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바오로는 잘 알고 있다.

‘사슴의 외침’이라는 아름다운 기도가 바오로의 기도를 잘 나타내 주는 것 같다.


“그리스도 나와 함께 계시며, 내 앞에도 계시며, 내 뒤에도 계시네.

그리스도 내 안에 계시고, 내 밑에도 계시며, 내 위에도 계시네.

내 오른쪽에도 그리스도, 내 왼쪽에도 그리스도,

자리에 누울 때에도 그리스도, 앉을 때도 그리스도, 일어날 때도 그리스도,

나를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그리스도,

나에 대해 말하는 모든 사람의 입에도 그리스도,

나를 보는 모든 눈동자 속에도 그리스도,

내 말을 듣는 모든 귀 속에도 그리스도 계시네.”



기도안내 : 감옥에 갇힘

매일기도 양식 : ‘매일 기도하는 방법’ 게시물 참조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긴장을 풀고 조용히 자신을 가라앉힌다.

하느님께 대한 나의 의존성을 분명히 한다.


구하는 은총

하느님 대전에서 과감히 마음을 열 수 있는 은총을 구한다.


기도방법 : ‘여러가지 형태의 혼자 기도하는 방법’ 게시물 중에서 [관상] 참조.

바오로와 함께 감옥에 떨어지고 있는 상상을 해 본다. 감옥으로 떨어지면서 그 감옥의 깊이를 체험한다. 점차로 어둠과... 찬 습기를 실감한다. 고독감과 공포심이 나를 엄습한다.

나 자신이 쇠사슬에 묶여 있음을 깨닫는다. 이 쇠사슬은 무엇인가? 나를 얽매고 감옥에 가두는 모순들은 무엇인가? 이러한 모순들은 장수나 단명에 대한 걱정인가? 아니면 건강이나 병, 재산이나 가난, 명예나 불명예에 대한 걱정인가?

나를 현재 겪고 있는 인생의 딜레마가 무엇이든 그것을 해결해 주십사고 예수님께 부탁한다.

‘사슴의 외침’을 서서히 기도하며 나의 기도를 마친다.  


기도 후 반성

이 기도 중에 알게 된 모든 느낌, 체험 또는 깨달음들을 영적일기에 적는다.

출처 : [다섯째 주, 넷째 날] 그리스도 안에서
글쓴이 : 가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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