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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마을

[스크랩] 어머니/ 이수한 낭송/ 김혜숙




      어머니/ 이수한 
                      낭송/ 김혜숙
      첫 닭 울음소리에 하루를 여시는 어머니
      하얀 옥 사발에 첫 샘물 길어다가
      장독대에 올리신 정안수에 그 의미를
      그때는 몰랐습니다.
      보릿고개 힘든 시절 당신의 밥그릇은
      늘 우리 칠 남매의 것보다 적었습니다.
      항상 밥맛이 없다시던 그 말씀 
      어머니는 늘 그러신 줄만 알았습니다.
      시골장 날 시장 길에 고등어라도 사 오시는 날엔 
      비린내 그 맛이 싫으시다고
      자식들 앞으로 밀치시고 나물이 좋다시던 어머니
      그때는 정말 그러신 줄만 알았습니다.
      그 고우시던 젊음을 자식들 위해 헌신하시고
      힘없으신 육신에 치매가 웬 말입니까?
      세상살이가 원망스러워 다 망각해 버리시고 
      철없는 어린 아이로 되돌아가신 어머니.
      이 못난 자식은 사는 게 바쁘다고
      그 흔한 효도관광 한번 못 시켜드렸는데
      평생을 갚아도 못다 할 그 은혜는
      억장이 무너지는 간절함만 남았습니다.
      
출처 : 어머니/ 이수한 낭송/ 김혜숙
글쓴이 : jeosahp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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