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주, 넷째 날
잠겨진 문으로
요한 20,19-23
안식일 다음 날 저녁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무서워서 어떤 집에 모여 문을 모두 닫아 걸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께서 들어 오셔서 그들 한 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인사하셨다. 그리고 나서 당신의 손과 옆구리를 보여 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너무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예수께서 다시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 주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렇게 말씀하신 다음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숨을 내쉬시며 말씀을 계속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누구의 죄든지 너희가 용서해 주면 그들의 죄는 용서받을 것이고 용서해 주지 않으면 용서받지 못한 채 남아 있을 것이다."
해설
아무 힘도 없어 보이는 그 모습에 속아,
내 영혼은 맥없이 나무에 웅크리고 앉았네.
그의 주님이 얼마나 훌륭한가를
기쁨에 가득하여 보았을 때까지,
그는 재빠르게 슬픔으로부터 빠져 나왔네(우파니샤드).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셨을 때, 제자들이 갖고 있던 모든 희망과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용기를 갖고 열성적이던 그들은 그만 두려움과 무관심에 빠지게 되었다. 그들의 확신은 불신과 의혹에 굴복하고 만 것이다. 자기 자신들의 무능함 속에 갇힌 제자들은 당연히 기가 죽었다. 그들은 예수께서 돌아가셨을 때 마치 자기들의 혼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그들의 혼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예수께서 처음 그들을 부르셨을 때 그들 정신을 가득 채우고 있던 배짱은 어떻게 되었단 말인가? 그분과의 교제로 그들의 인생은 확대되고 목적이 있었다. 이제 그들은 혼동과 비탄의 감옥에 갇힌 것이다.
“당신들에게 평화를 빕니다.”
예수께서는 그들의 잠겨진 마음의 문으로 들어오셨다. 그분은 그들의 두려움을 뚫어 버리시고 그들을 잡아 주셨다. 그분께서 현존하시는 가운데 그들을 감금하고 있던 벽들이 무너졌다.
이분이 바로 나자렛 예수이시다! 권능 안에서 다시 살아나셨으나 아직 상처를 지니시고 그분은 그들 앞에 서 계시다.
부활하신 그분의 현존에 놀라서 꼼짝 못하게 되었던 제자들은 곧 마음을 사로잡는 황홀한 기쁨에 잠겼다!
그분은 사랑하는 제자들과 마지막 저녁을 함께 드셨을 때 그들에게 되돌아오실 것이라고 약속하셨다. 그분은 그들이 가장 아끼는 꿈들을 능가하여 그들의 아픔을 낫게 하고 그들을 강하게 해주는 평화를 그들에게 가져오시겠다고 약속하셨다.
이제 그분이 그들 앞에 와 계신 것이다.
“당신들에게 평화를 빕니다.”
제자들의 탄생의 순간이 이제 갑자기 완성된 것이다. 예수의 생기를 통해서 그들은 생명과 성령의 힘을 받았다. 새로운 창조가 시작되었다! 같은 성령으로 호흡하게 된 제자들은 서로 서로 그리고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가 되었으며, 그분 안에서 형제자매가 되었다. 공동체의 모든 회원들은 그리스도와 함께 그분의 화해와 평화의 사명을 나누게 되었다.
공동체 전체가 그리스도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용서의 정신을 다른 사람에게 전할 수 있도록 힘을 얻었으며 그 사명을 위해 보내졌다.
신선한 흥분과 목적을 이루려는 절박감으로 가득 차서 그들의 정신은 그들의 조상들의 과거를 통해 흐르고 있는 예언적인 하느님의 생기로 풍요롭게 넘쳐 흘렀다. 야훼께서는, “내가 생기로 너희에게 들어가게 하리니 너희가 살리라.”(에제 37,5)
수세기에 걸친 약속이 드디어 이룩되었다! 예수의 성령 안에서, 야훼의 말씀이 슬픔으로부터의 달콤한 해방이 되었다!(묵시 21,4)
기도 안내 : 그리스도의 생기(숨결)
+ 매일기도 양식: ‘매일 기도하는 방법’ 게시물 참조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긴장을 풀고 조용히 자신을 가라앉힌다.
하느님께 대한 나의 의존성을 분명히 한다.
+ 구하는 은총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기쁨을 함께 깊이 나눌 수 있는 은총을 구한다.
+ 기도 방법: ‘여러가지 형태의 혼자 기도하는 방법’ 게시물 중에서 [관상] 참조.
문들이 잠겨진 방 안에 있는 나 자신의 모습을 마음속으로 상상한다. 때는 저녁이다.
나와 함께 방 안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주목한다. 그들이 누구인지, 그들의 얼굴 표정들, 그들이 서로 주고받는 말들.
우리가 왜 잠겨진 방 안에 갇혀 있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 본다. 다른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끼고 있음을 알아채며, 나의 내면에 있는 그 무엇이 나를 가두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자문한다. 그것은 두려움인가, 죄의식인가, 수치심인가, 자신감의 결핍인가......? 갑자기 예수께서 그 곳에 나타나신다. 상처를 드러내신그분께서 내 앞에 서 계시는 모습을 상상한다. 그분께서 어떻게 잠겨진 방문으로, 잠겨진 나 자신의 마음의 문으로 들어오셨는지 생각해 본다.
“당신들에게 평화를 빕니다!”라고 하시는 그분의 말씀이 들린다.
그 말씀이 나의 내면에서 깊이 흡수되도록 한다.
그분을 바라보자 그분의 눈에 깃든 자비와 사랑을 본다. 그분께서 우리에게 숨결을 부으시자 나에게로 부어지는 그분의 숨결을 체험한다.
그리스도의 숨결을 깊이 들이마신다. 그 숨결이 나의 코를 통해서 나의 폐로 들어가며 내 온몸을 통해서 흘러들어가도록 한다.
숨을 내쉬자 내가 갖고 있던 모든 부정적인 것이 놓여진다. 나의 분노, 의혹, 두려움 등이 수많은 먼저처럼 공기 속으로 놓여진다.
계속하여 그리스도의 성령의 숨결 안에서 호흡하며 부정적인 것들에 내쉰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기를 계속하자 무거운 그 무엇이 나를 떠나면서 나는 서서히 가볍게 느껴진다. 사랑과 용서를 받고 있음을 느낀다. 용서받음으로써 느끼는 자유로움 속에서 휴식한다.
내 마음에 상처를 입히고 고통을 초래한 사람들이 내 앞에 있는 듯이 상상한다. 이제 그리스도의 용서하는 사랑의 성령으로 가득 찬 나는, 내 가슴에 있는 조건없는 사랑이 그들 각자에게 부어지도록 하면서 차례로 그들에게 숨결을 부어준다. 나의 마음이 스스로의 감금상태에서 벗어날 때까지 계속해서 그들을 용서한다.
그리스도의 평화의 은총이 지닌 내면적인 조화와 자유를 체험한다. “당신들에게 평화를 빕니다”라고 말씀하시는 그리스도의 목소리가 들린다.
+ 마침기도
그리스도께 마음으로부터 개인적으로 친밀하게 응답하도록 한다. 주님의 기도를 바친다.
+ 기도 후 반성
기도 중에 떠오른 깨달음과 느낌들을 영적일기에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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