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주, 다섯째 날
지속되는 향기
2고린토 2,14-16
우리를 그리스도의 개선 행진에 언제나 끼워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또 우리로 하여금 어디에서나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의 향기를 풍기게 하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바치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 이 향기는 구원받을 사람에게나 멸망당할 사람에게나 다 같이 풍겨 나가지만 멸망당할 사람에게는 역겨운 죽음의 악취가 되고 구원받을 사람에게는 감미로운 생명의 향기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런 향기의 구실을 아무나 할 수 있겠습니까?
해설
어떤 아들이 자기 어머니에게 “난 어머니께서 집에 계실 때는 언제나 알지요. 그건 대문을 들어서는 순간에 어머니의 향수 내음을 맡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라고 말한다. 어머니의 향기는 그녀가 집에 있음을 알려준다. 아들에게 어머니의 사랑이 깃든 추억의 향기는 언제나 양육과 위안과 기쁨의 원천이 되어 줄 것이다. 그녀의 사랑의 향기는 그가 온 생애를 통해서 계속해서 ‘생명으로 이끄는 생명의 향기’의 존재를 느끼고 알아볼 수 있도록 해준다.
남에게서 사랑받고 남들을 사랑하는 가운데서만이 오로지 이 사랑의 향기가 방출된다. 모든 향기들 중에 가장 값진 이 향기는 기쁨이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랑의 정수이시며, 기쁨은 자기들의 생애에서 하느님의 양육하시는 어머니로서의 현존과 만난 모든 사람들의 자연적인 향기이다.
예수는 하느님의 사랑을 인간적으로 나타내는 궁극적인 표현이다. 예수는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상기시키는 분이시다.
하느님의 아들인 그리스도의 탄생은 모든 창조물들을 위해 하느님의 사랑을 아낌없이 쏟아부어 주시는 것이다.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성령은 온 세상을 기쁨으로 가득 채운다. 이 향기는 무제한이어서, 그 분위기 안으로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두루 퍼진다.
기쁨은 그리스도와 가까워지는 사람들의 온 정신에 스며들어와 곧 분명하고 투명하게 된다.
그리스도의 기쁨은 그것을 선물받은 모든 사람들의 인생에서 활동적이며 강력한 힘이 된다. 그 기쁨은 창조하며, 아픔을 낫게 하며, 비전을 꿈꾸며, 하나로 일치시킨다. 기쁨의 은총을 통해서 우리의 의지는 하느님의 의지와 계획에 재빠르게 응답하게 된다. 우리의 모든 결정과 일은 그리스도께서 가신 길에서 우리를 확고하게 안내하는 영신적인 본능에 근거를 두고 있다. 우리는 자유와 확신 속에서 우리의 인생을 살며, 그렇게 살아진 우리의 인생은 다른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향기가 된다.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기쁨을 통해서 하느님의 백성들은 신성하게 된다. 그들에게는 성령으로 즐거움의 기름이 부어지며, 그들은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현존을 찬양하게 된다.
기도 안내 : 즐거움의 기름
+ 매일기도 양식: ‘매일 기도하는 방법’ 게시물 참조
하느님의 현존 안에서 긴장을 풀고 조용히 자신을 가라앉힌다.
하느님께 대한 나의 의존성을 분명히 한다.
+ 구하는 은총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은총을 구한다.
+ 기도 방법: ‘여러가지 형태의 혼자 기도하는 방법’ 게시물 중에서 [관상] 참조.
“왕들과 사제들과 예언자들의 기름부음을 받았듯이, 당신의 두 손과 가슴과 머리에 기름부음을 받으소서.” 이것은 1953년 6월 2일 금빛 차양 아래에서 영국 여왕 엘리자베드 2세의 대관식 도중 그녀가 기름부음을 받았을 때, 켄터베리 대주교가 한 말이었다.
기름을 붓는 고대의 예식은 왕들과 여왕들의 대관식에서 가장 뜻깊은 것이다. 기름부음에 의해 군주는 성스러운 목적을 위해서 신성화된다. 이 거룩한 예식은 구약성서에 기록되어 있는 왕들과 예언자들과 사제들의 기름부음에서 유래된다.
기름부음을 통해서 예언 능력과 사제직에 따르는 권능의 향기가 왕권에 부여된다.
전통적으로 기름은 아픔을 낫게 하시며, 강하게 하시며, 위로하시는 하느님의 현존이 흘러나오는 징표로 간주되어 왔다. 영국 여왕 엘리자베드 2세의 기름부음에서는 값진 기름과 진귀한 향수를 만들기 위해서 비밀 제조법이 사용되었다. 호박 색깔의 고약은 오렌지꽃이나 장미꽃 기름, 계피 기름, 쟈스민 기름, 안식향과 사향과 사향고양이에서 채취되는 향료와 용연향이 섞인 참깨 기름이 들어 있었다. 왕좌에 오르는 엘리자베드 여왕에게 갖고 있는 국민들의 희망과 약속이 성유식에서 쓰여질 기름의 아름다운 향기에 담겨져 있었던 것이다. 영국의 국민들이 여왕에게 바른 그 기름은 즐거움의 기름이었다.
예수께서는 나자렛에 있는 회당에서 자신의 사명을 시작하시려는 예식으로 다음과 같이 자신의 기름부음을 선언하셨다.
주님의 성령이 내게 내리셨다.
주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
주께서 나를 보내시어
묶인 사람들에게 해방을 알려주고
눈먼 사람들에게 시력을 주고
억눌린 사람들을 놓아주며
주님의 은총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루가 4,18-19)
성령을 통해서 예쑤께서는 예언자로, 사제로, 왕이자 종의 신분으로 기름부음을 받으셨다.
성유식이 거행되는 금빛 차양 아래에 서 있는 나 자신을 상상한다. 기대를 갖고 성령이 베푸시는 성사를 기다린다.
내게 기름이 부어지자 그 향기가 나의 영혼을 새롭게 하도록 기름의 향기를 깊이 들이마신다.
기름이 내 살결에 닿자 그것에 진정시키고 아픔을 낫게 하는 요소가 있음을 체험한다. 기름이 살결에 스며들어 말라 있던 살결을 부드럽게 하자 기분이 좋아진다.
성유가 주는 분위기 안에서 완전히 긴장이 풀려, 아픔을 낫게 하고 인도하는 하느님의 성령이나의 존재 안에서 깊이 흡수되도록 한다.
내 머리에 기름이 부어질 때, 이렇게 기도한다. “주 하느님, 나를 위한 당신의 뜻에 따른 삶의 지혜와 방향을 내게 가르쳐 주소서. 당신의 성령에 반대되는 그 어떠한 벽이나 장애들로부터 내 마음이 놓여나게 하소서. 주님, 언제나 그 어떤 일에서나 그리스도께 순종할 수 있도록 내 마음을 자유롭게 해주소서.”
“왕들과 사제들과 예언자들이 기름부음을 받았듯이, 당신의 머리가 성유로 기름부음을 받습니다.”라는 말을 들으며, 이 순간이 지닌 거룩함 속에서 조용히 머문다.
내 가슴에 기름부음을 받으며 다음과 같이 기도한다. “주 하느님, 내가 당신의 조건없는 사랑의 포옹 안에 있음을 깊이 느낄 수 있도록 당신의 성령의 은총을 주소서.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나의 능력을 방해하는 내 마음의 상처를 낫게 하소서. 주님, 나의 가슴이 하느님의 성령이 지니신 아픔을 낫게 하는 사랑 안에 완전히 잠길 수 있고 즐거움 안에서 자유롭게 될 수 있도록 하소서.”
“왕들과 사제들과 예언자들이 기름부음을 받았듯이, 당신의 가슴이 성유로 기름부음을 받습니다”라는 말을 들으며 이 순간이 지닌 거룩함 속에서 조용히 머문다. 나의 두 손에 기름부음을 받으며 다음과 같이 기도한다. “주 하느님, 내가 이 세상을 위해 화해와 평화의 봉사를 할 수 있도록 당신의 성령으로 나를 강하게 하소서. 나를 고립되게 하고, 움츠려들게 하며, 수동적이게 하는 두려움으로부터 구해 주소서. 오 주님, 움켜쥐고 소유하려는 욕망에서 나를 놓여나게 하시어 나의 재능을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의 봉사를 하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나의 두 손을 완전히 자유롭게 하소서.”
“왕들과 사제들과 예언자들이 기름부음을 받았듯이, 당신의 두 손이 성유로 기름부음을 받습니다”라는 말을 들으며, 이 순간이 지닌 거룩함 속에서 조용히 머문다.
+ 마침기도
하느님의 자녀로서 그리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으로서 물려받는 왕권적인 유산인 성령의 기름부음에 감사를 드리며 기도를 마친다.
+ 기도 후 반성
기도 중에 떠오른 깨달음이나 느낌들을 영적일기에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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