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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영성이야기

[스크랩] 관상기도의 방법








사랑하는 벗이여, 그대가 한번 사랑의 탐색을 시작했다면 결코 포기하지 마십시오. 사랑은 되돌려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전혀 없을 때 시작된다는 사실을 명심하십시오. 이 사랑의 기도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다시 말해서 전부이신 하느님보다 못한 어떤 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하느님보다 더 넘치도록 베풀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다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사랑을 탐색하면 하느님께서는 그대를 통해 놀라운 일들을 이루실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사람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그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만일 그대가 조금이라도 나와 비슷하다면 (바오로 사도가 일깨워 주듯이) 하고자 하는 선은 실천하지 못할 경우가 많지만, 오히려 하고 싶지 않은 악은 실행하고 만다는 사실을 잘 알 것입니다. 때때로 보면 그대가 제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습관이 된 똑같은 죄를 되풀이해 저지르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무겁든 가볍든 모든 죄는 사랑하지 않는 행위라는 사실을 깨닫도록 노력하십시오. 죄는 사랑과 정반대됩니다. 우리가 죄를 범할 때 그것이 죄가 되는 이유는 그 속에 하느님이나 이웃을, 또는 우리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행위가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관상기도 안에서 하느님을 향한 사랑의 탐색이 사랑하지 않는 것과는 정반대로, 존재의 밑바닥에서부터 사랑하는 사람이 되도록 우리를 격려한다는 사실을 알면 커다란 위안이 됩니다. 언젠가 힌두교 현자에게 열매를 거두려거든 뿌리에 물을 주라 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 말은 우리가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이 되려면 우리 존재의 심장부에서부터 사랑이 올라오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럴 때라야 비로소 우리는, 사랑하는 우리 존재에서 우러나는 행위가 부단히 사랑하는 행위로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때로 이것만이 그토록 짜증스러우면서도 오래된 습관으로 굳어진 미움의 행위들에게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되기도 합니다.

하느님과의 사랑어린 합일은 죄와 죄의 원인들을 뿌리부터 없애버립니다. 어쩌면 이것이, 습관이 된 미움의 행위들을 피하려는 수천번의 결심과 개인적 노력보다 한결 효과적일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랑이 원천, 유일무이한 사랑의 원천이십니다. 우리가 사랑의 원천과 하나가 되고자 할 때 우리 자신이 그 사랑의 중재가가 되고, 그리하여 사랑이 그 거룩한 원천에서 흘러나와 우리를 거쳐 우리 개개인의 세계로 흘러들게 됩니다.

하느님 안에서 사랑하는 벗이여, 이쯤에서 관상기도에 필요하다고 보는 방법론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1) 방해받을 걱정이 없는 조용한 자리에 편안히 자리잡고 앉으십시오. 발은 바닥에 완전히 닿게 하고 양손은 느슨하게 깍지 끼어 무릎에 올려놓거나 무릎 관절에 바싹 붙이십시오. 의자는 덮개가 약간 부드럽고 팔걸이가 바짝 붙어 있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눈은 반드시 감고 머리는 편안한 각도로 세우십시오. 만일 병이 났거나 몸이 불편할 때는 몸 상태에 맞추어 바닥에 앉아도 되고 누워도 됩니다.


2) 잠시 긴장을 푸십시오. 심호흡을 세 차례 하면 도움이 됩니다. 배를 한껏 부풀려 허파를 가득 채우십시오. 그런 다음 5초 동안 숨을 멈추었다가 천천히 내쉬십시오. 이렇게 세 번 하십시오. 이때 나는 성삼위께 짤막한 기도를 바칩니다. 첫 번째 심호흡 때는 ‘성부의 이름으로', 두 번째에는 ‘성자의 이름으로', 세 번째에는 ‘성령의 이름으로'이렇게 말입니다.


3) 하느님을 향한 그대의 사랑과, 사랑으로 하느님을 껴안은 채 이 짤막한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그대의 열망을 표현하는 간단한 기도를 바치십시오. 이런 기도면 됩니다.

하늘에 계신 사랑하는 아버지, 저는 아버지를 사랑합니다. 저는 아버지를 더욱더 사랑하고 싶습니다. 아버지께서 저를 사랑하시고, 저에게 아버지의 현존 안에서 이 20분을 보내려는 원의를 은총으로 내려주셨다는 것을 압니다. 저는 아버지를 향한 제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아빠, 아버지를, 또는 그대가 선택한 어떤 낱말을) 낱말기도로 선택하였습니다. 저는 이제 아버지의 성령에게서 힘을 얻고 아버지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일치하는 가운데 이 기도로 아버지께 저의 사랑을 바치려 합니다.



4) 다음에는 낱말기도를 조용히 되뇌이면서 그 기도에 차분히 평화롭게 애정을 가지고 마음의 귀를 기울이십시오. 소리를 내어 기도하거나 혀나 입술을 움직이지 말고 다만 이 기도로 하느님을 향한 그대의 사랑을 표현하고 있음을 깨달으십시오. 이렇게 15분이나 20분을 계속하되, 그러도록 부르심받는다고 느낄 경우에는 더 오래 해도 됩니다.


5) 분심이 (상상이나 기억이) 생기고 거기에 말려들었음을 깨닫거든 간단히 ‘나는 내 낱말기도로 돌아가리라' 말하고 그렇게 하십시오. 20분 동안 묵상하면서 그렇게 하기를 수없이 되풀이해도 괜찮습니다.


6) 만일 이 기도로 사랑의 탐색을 하는 동안 졸음이 오면 그 졸음을 축복으로 알고 하느님께 감사드린 다음, 다시 낱말 기도로 돌아가십시오. 졸았다고 해서 조금도 거리낄 것 없습니다. 하느님도 전혀 마음에 두지 않으십니다.


7) 이따금 낱말기도를 ‘초월하는' 경우가 생길 것입니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바치던 낱말기도가 중단되고, 그대의 의지가 어둔 방에서 조용히 하느님과 사랑을 나누며, 고요한 쉼 속에서 말씀이나 상징 없이 하느님을 사랑하게 됩니다. 이것은 더없이 멋진 일입니다. 혹시 그대 자신이 이런 상태를 맛보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거든 간단히 ‘나는 내 기도로 돌아가리라'고 말하고 그렇게 하십시오. 이런 체험을 하게 되면 시간은 아주 쏜살같이 지나갑니다.


8) 시간이 다 되었다는 생각이 들거든 시계를 보십시오. 아직도 몇 분이 남아 있으면 다시 기도로 돌아가서 20분을 다 채우고, 그런 다음에 주님의 기도를 아주 천천히 바치십시오. 그러고 나서도 사랑의 기도를 더 바치고 싶고 시간도 있다면 그렇게 하고, 그렇지 않다면 기도를 끝냅니다.


하느님 안에서 사랑하는 벗이여, 이 장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그대가 알았으면 합니다. 이 책의 나머지 부분은 대체로 이 장과 직결되어 이 장을 설명하고 뒷받침하기 때문입니다.


대담하게 이 기도로 뛰어드십시오. 이 기도를 그대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이 책을 계속 읽어나가면서 더 깊이 이해하고 도움을 받도록 하십시오.


(사랑의 탐색/윌리엄 A. 메닝거 지음/성찬성 옮김/바오로딸)

사랑과
사랑과 평화의샘 http://cafe.daum.net/lcg420
출처 : 관상기도의 방법
글쓴이 : jeosahp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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