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바티칸공의회 가르침
(9) 주교들의 사목 임무에 관한 교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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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지체들의 역할 이끌어”
1965년 10월 28일 공포된 「주교들의 사목 임무에 관한 교령」(주님이신 그리스도 Christus Dominus, 이하 「주교 교령」)은 『공의회는 이 시대에 새로운 질서를 가져온 사회 상황을 고려하여 주교들의 사목 임무를 더욱 명확하게 규정하고자 교령을 제정한다』(제3항)는 언급에서도 보여지듯 급변하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려는 교회의 쇄신과 적응을 통한 교회의 현대화(Aggiornamento)를 향한 노력을 바탕에 깔고 있다.
이같은 배경의 「주교 교령」은 사제 교령, 사제양성 교령, 수도생활 교령, 평신도 교령 등과 함께 교회의 내부 지향적 생명과 사명을 포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서론을 필두로 제1장 주교들과 보편 교회, 제2장 주교들과 개별 교회 또는 교구들, 제3장 여러 교회의 공동선을 위한 주교들의 협력 등 총 3장 44항으로 구성돼 있는 「주교 교령」을 통해 공의회는 주교의 사목적 임무를 주교 단체성 교리의 빛 아래서 부각시키고 교회의 사도적 임무의 공동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한다.
「주교 교령」에서 주교의 임무에 대한 묘사는 과거 공의회 전통에 비추어 완결된 것은 아니지만 교회 봉사를 위한 주교의 역할이 종합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러한 주교직에 대한 종합적 이해는 성직자나 평신도들에게 기쁘게 받아들여져 거기에서부터 나오는 영적, 사도적 열매를 기대할 수 있게 한다.
주교 교령은 크게 세 가지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전체 회의 중에 자주 지적된 바와 같이 주교직에 관한 새로운 신학을 교회의 일상 생활에 반영시켰다는 점이다. 즉 『하느님 신비의 으뜸 분배자들이며, 자기에게 맡겨진 교회에서 모든 전례생활의 지도자요 촉진자이며 수호자』(15항)로서 『사목적 노력에서 신자들도 교회 일에 적절히 참여하도록 보장하여 주고, 그리스도 신비체의 건설에 적극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는 평신도들의 의무와 권리를 인정하여야 한다』(16항)며 교회 내 각 지체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이끌어내는 것을 주교의 의무로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새로운 입법에 의해 오늘날 주교들이 갖추어야 할 자세를 포착하고 있는 것 또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 면에서는 교구의 목자로서 사제들과 함께 하느님 백성의 책임자가 되고 자기 나라 안에서 교회의 공동선의 책임자로서 주교회의의 역할을 분담할 것을 요청받는다. 따라서 모든 주교는 자기 교구에 대한 배려에만 몰두하지 말고, 교구를 초월하여 그 사명을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교령의 표제가 이미 제시하고 있듯이 주교의 임무가 사목적이라는 것을 밝히고 있다. 「사목적」이란 주교가 갖는 임무의 특징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즉 주교가 갖는 통치권은 사목적이고 가르치고 성화하는 임무 또한 착한 목자의 그것과 같은 것이어야 함을 보여준다.
교령은 『주교들은 주교 축성을 통하여 받은 주교 임무를 교황과 일치하여 그 권위 아래서 수행하며, 모두 한 단체 또는 한 몸으로 결합되어 하느님의 보편 교회에 대한 교도권과 사목 통치를 수행한다』(3항)는 말로 주교의 성사성과 단체성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주교 단체성 교리를 여기에 삽입한 것은 700명 이상의 공의회 교부들의 요망이기도 했다. 이 교리는 교령에 담겨져 있는 여러 가지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조치, 특히 전 교회에 대한 주교들의 임무와 사명을 논술하는 제1장과 여러 교구에 대한 주교들의 협력을 강조하는 제3장의 기본적 원리를 제공한다.
복잡한 양상을 더해가고 있는 현대의 사회 환경 아래서 주교들의 협력을 강조한 3장은 주교들뿐 아니라 각종 사도직을 행하고 있는 하느님의 백성 전체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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