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論 / 성사 54 회
초대교회와 교부들 : 초대 교회에서 ‘신비’ 라는 용어는 신약성경에서와 비슷한
방식으로,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결정적으로 들어난 예수 그리스도에게 집중해서
사용되었다. 그러나 그노시스주의와 밀교 (密敎) 예식과의 대결을 통해서 호교론
자들에 의해 그 의미가 점차로 확정되었다. 그노시스주의자들이 자신들의 비밀
교리를 신비라고 주장하고 이방 민족은 자기들의 종교 예식을 신비라고 주장하자
이에 대항해서 그리스도교 호교론자들 (알렉산드리아 의 글레멘스, 오리게네스 등)
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내용이야말로 진정한 신비라고 내세웠다. 즉 성경에 증언된
하느님의 구원 계획을 역사적으로 이루는 사건들이 바로 ‘신비’라고 하였다. 여기
에는 구원 역사의 정점을 이루는 그리스도 생애의 여러 사건, 특히 그리스도의 탄
생, 십자가상의 죽음이 포함된다. 또한 교부들은 구약의 사건이나 제도들은 그리
스도가 이 세상에 옴으로써 시작된 구원 실재를 예시 . 선취한다고 해석하였고,
그래서 이것들도 신비라고 하였던 것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하느님의
구원 계획을 성취한 예수 그리스도가 현존하는 교회 공동체의 예식들(세례와 성
찬례)을 신비라고 일컬었다.
세례와 성찬례에 최초로 성사 즉 ‘사크라멘툼’ 이라는 라틴어를 적용한 사람은
테르틀리아노 (Quintus Septimius Florens Tertullianus, 160-223) 였다. 그 당
시 이 낱말은 ‘복무 선서’ . ‘금전적 다보’ 외에도 ‘군기(軍旗) 에의 선서’ 를 뜻하
였는데, 이런 측면에서 세례 서약과 구조적으로 비교될 수 있었다. 즉 군기에의
선서를 통해서 군인이 되듯이 세례를 통해서 그리스도의 군사가 된다는 것이다.
테르툴리아노 이후에도 수백년 동안 ‘신비’ 라는 낱말과 비슷하게 ‘성사’ 라는 용
어는 세례와 성찬례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구원 계획과 신구약 성경에 담긴 구세
사의 사건들,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육화, 죽음, 부활, 신앙 교의, 교회의 여러 가
지 예식, 서약, 성서적 비유등을 지칭하였다.
참고 : 한국가톨록대사전 제7권 1995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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