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톨릭 성화, 미술

~ 렘브란트의 아기 예수의 성전 봉헌 ~

 

렘브란트 아기예수의 성전 봉헌

 

 

 




[성화에 담긴 영성] 렘브란트(Rembrandt van rijn, 1606-1669),
<아기 예수의 성전 봉헌(The Presentation of Jesus in the Temple, 1629)>
 
 
 
 
렘브란트는 빛의 화가, 어둠의 화가로 불립니다. 그의 작품 속 깊은 어둠과 그 어둠을 비추는 더 깊은 빛은 인간 내면의 이야기를 신비하게 드러냅니다. <아기 예수의 성전봉헌>은  렘브란트의 초기 작품으로, 어둠과 빛 그리고 화가의 영성을 아주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몇 안 되는 색을 사용하면서도 명암을 이용하여 전체의 조화를 이끌어냄으로써 현실공간의 원근뿐 아니라 영적인 차원의 깊음까지 표현합니다.
 
이 작품의 공간은 예루살렘 성전이고, 등장인물은 시메온과 한나 그리고 성가정입니다. 시메온에게 안긴 아기 예수님을 중심으로 화면 가운데 두 손을 모으고 아기를 응시하는 여인이 성모님입니다. 왼쪽에서 무릎 꿇고 손을 모은 뒷모습의 사람은 요셉입니다. 이 작품에서 빛은 한 곳이 아닌 두 곳으로부터 옵니다. 하나는 벽면의 창틀 그림자를 통해 보이는 자연의 빛이고 또 하나는 아기 예수님의 후광입니다. 자연의 빛은 기둥 뒷면의 어둠을 약하게 비추지만, 아기 예수님의 후광을 통한 빛은 매우 강렬하며 자연의 빛을 압도합니다. 이는 시메온의 예언처럼 아기 예수님이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루카2,31-32)’이심을 나타냅니다. 한나가 두 손을 활짝 벌린 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는 모습은 아기에 대한 축복과 함께 평생 경건하게 살며 기다리던 메시아를 만난 기쁨을 드러냅니다. 또 기둥 옆에 꺼진 촛불은 이제 구약이 끝나고 예수님을 통해 새로운 계약의 시대가 왔음을 암시합니다.
 
렘브란트는 이 작품을 통해 감각적인 빛과 어둠을 넘어 영적이고 깊은 인간 내면의 빛까지도 표현하고 비춥니다. 그리하여 깊은 어둠 속에 숨겨진 구원에 대한 간절한 희망과 기다림을 아기 예수님의 빛을 통해서 드러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