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그러우신 하느님 /소순형 신부님
키가 작은 사람이 예리고라는 마을에 살았습니다. 그는 세금을 받는 사람이었는데 아마 자기 고장 사람들한테 돈을 부당히 많이 받아 냈기 때문에 미움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한테 따돌림을 받고 천대를 받으면서 살았다고 복음서는 말해줍니다. 그런데 하루는 예수라는 분이 그 마을로 오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듣기로는 그분은 "죄인의 친구"라는 말이 있기에 한 번 볼려고 마음먹었습니다. 예수님을 한 번 보려고 하는 이 마음은 예수님께서 그의 집안에 머무르시는 영광으로 변했고 뿐만 아니라 구원을 얻고 큰 기쁨을 누렸다는 이야기가 복음의 내용입니다. 우리 모두는 착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사회와 이 세상이 또 인간 본성이 잘못에로 많이 끌어당깁니다. 피곤하다는 이유로 바쳐야 할 기도를 쉽게 걸르기도 하고 거짓말도 가끔 하지 않을 수도 없게 됩니다. 또 괜히 짜증이 나고 이웃 사람이 밉기도 하고 뜻대로 잘 되지 않는다고 불평도 합니다. 이런 생활을 하루 이틀 하다 보면 이젠 대수롭지 않게 여겨져 버립니다. 한 번 두 번 맞았던 마약이 습관성이 되어 버리듯 말입니다. 그렇게 하다보니 자연히 하느님과 멀어지게 되는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까? 우리가 꼭 하느님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잘못을 반복하다 보면 자연히 하느님을 떠나게 되는 것입니다. 선생님에게 잘못한 학생들은 자꾸 선생님을 멀리하지 않습니까? 또 어떤 때는 가끔 큰 죄도 저지릅니다. 사람들은 양심이 있기 때문에 큰 죄를 짓고는 불안하기 마련입니다. 또 잘못하다가는 죄는 사람을 완전히 멸망의 구렁텅이로 몰아 넣기도 합니다. 유다도 예수님을 팔고 나서 양심의 가책을 받아 목을 매달아 죽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죄는 무겁습니다. 그러나 실망하지 마십시오. 절망할 필요도 없습니다. 용기를 잃어서도 안됩니다. 마음 괴로워 할 필요도, 불안한 생활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해방시켜 주는 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으로서 너그러이 받아 주시고 용서해 주시는 분이 있습니다. 세상사람이 다 따돌림해도 따뜻이 반겨주시는 분이 있습니다. 그분이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잃은 사람을 구원하러 왔습니다."라고. 오직 회개하고 그분에게로 나아가기만 한다면 구원을 얻고 해방감을 맛보며 전에 전혀 누려보지 못했던 행복감과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습니다. 고백성사는 이런 우리를 해방시켜 주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하느님은 어떤 분인지 아십니까? 루가복음에 나오는 탕자의 비유에서 아버지 되는 분이 바로 하느님이십니다. 아들이 그렇게 방탕한 생활을 하고 돌아왔는데도 너무나 기뻐서 잔치를 하지 않았습니까?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두 모녀가 외딴 곳에서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 집은 너무나 외지여서 저녁 때만 되면 일찍 밥을 해먹고 문을 걸어 잠구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딸이 집을 뛰쳐나갔습니다. 가난이 너무 한스러워 어머니를 버리고 집을 뛰쳐나갔던 것입니다. 딸은 도시에서 몇 년을 이리 저리 돌아다니면서 살았습니다. 많은 해를 보낸 후 갑자기 어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어머니를 홀로 남겨두고 뛰쳐나온 것이 후회스러워 그 길로 옛날 집을 찾아서 달음질쳤습니다. 그래도 어머니이기 때문에 보고싶은 마음에서 다리도 아픈 줄 몰랐습니다. 저녁 늦게서야 집 앞에 와 보니 어떻게 된 일인지 문이 활짝 열려있었고 방에는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그래 혹시나 누가 왔나 하고 마루를 보았더니 어머니 신발 한 켤레밖에 없었습니다. 딸은 "어머니" 하며 달려들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께 그동안의 용서를 빌고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습니다. 딸은 조용히 어머니께 물었습니다. "왜 이렇게 문을 열어놓고 불을 켜놓고 주무시냐?"고.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아가, 나는 네가 집을 나간 후로 저녁이 되면 매일 대문을 열어놓고 불을 켜 놓고 잤단다. 왜냐하면 네가 언젠가는 돌아올 줄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생각 때문에 무서운 줄도 모르고 잠이 들 수 있었단다. 네가 혹시 밤에 집에 와서 문이 잠겨져 있고 방이 캄캄하면 정말 얼마나 쓸쓸하겠니. 그래서 매일 문을 열어놓고 불을 켜고 잤단다." 이 어머니의 마음을 우리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이 어머니보다 더 우리를 사랑해 주시고 너그러우신 분입니다. 오직 그분에게 나아가 본 사람만이 그분이 얼마나 너그러우시고 용서해 주시는 분이며 참 평화를 주시는 분인 줄 깨닫습니다. 자캐오는 예수님을 보아야겠다는 생각만 했는데 그분이 자기 집에 머무는 영광을 얻었고 또 구원을 얻고 큰 기쁨을 얻었습니다. 우리도 잘못을 저지르므로 하느님을 떠난 상태에서 다시 고백성사로 하느님께 돌아오기만 한다면, 그분을 내 집에, 내 마음에 모시기만 할려고 한다면 자캐오와 같이 구원을 보장받고 큰 기쁨을, 참 평화를 누리면서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김수환 추기경 님 5주기를 추모하며,,, / 박유진 신부님의 묵상글에서 ,,, + (0) | 2014.02.18 |
---|---|
~ 연중 제 5주일 - 세상의 빛과 소금 / 고준석 신부님 ~ (0) | 2014.02.08 |
+ 롯의 아내를 기억하라 / 이영훈 신부님 + (0) | 2014.02.02 |
~ 성전 정화 / 박상대 신부님 ~ (0) | 2014.01.29 |
~ 인격은 청소년기에 이루어 진다. / 이기정 신부님 ~ (0) | 2014.0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