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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성전 정화 / 박상대 신부님 ~

                                                    

    성전정화 (박상대 신부님)
      예수님의 예루살렘성전 정화는 네 복음서 모두가 전하고 있는 사건이다. (마태 21,12-13; 마르 11,15-18; 루가 19,45-46; 요한 2,13-22) 그런데 공관복음서들이 이를 예수님의 공생활 말기에 있었던 사건으로 전하고 있는 데 비해 요한복음은 예수님의 공생활 시작에 두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예수님의 성전정화사건이 정확히 어느 시점에서 발생했던 간에 그 내용은 같다. 요한복음사가는 이 사건을 예수님의 공생활 서두에 둠으로써 성전정화의 의미가 공생활 시작과 큰 관련이 있음을 암시한다. 예수님께서 의로(義怒)와 열정으로 정화하시는 예루살렘성전은 이스라엘의 종교와 삶의 모든 것이었다. 그 안에 하느님과 이스라엘이 맺은 계약의 궤가 모셔져 있었고 이는 야훼 하느님의 현존과 그들의 선민(選民)과 구원(救援)을 상징하였다. 그러나 성전의 참된 상징은 장사꾼들의 지나친 상혼(商魂)에 가려있었고 그 뒤엔 제사장들의 권력과의 결탁이 있었으리라. 이제 이스라엘만이 아니라 전 인류의 구원을 위한 사역(使役)의 시작에서 예수님은 빗자루를 손에 들었다. 이는 유대교를 말끔히 청소하기 위함이다. 구약(舊約)을 폐기하고 신약(新約)을 세우시기 위함이다. 무슨 권한으로 정화행위를 하느냐(18절)는 유다인들의 비난에 맞서 예수님 스스로가 "새로운 성전"임을 암시한다. 예수님께서는 이 성전을 세우시기 위하여 이제 공생활을 시작하시는 것이다.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예수님 스스로가 새로운 성전이 되신다는 것은 유다인들은 물론이고, 제자들까지도 나중에 가서야 알게 된다. 신약의 참된 성전은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 바치는 건물이 아니라 바로 예수님의 몸이다. 신약의 성전이 또 하나 있으니 그것은 바로 성체성사를 통하여 예수님의 몸을 받아 모시는 우리 자신들의 몸이다. 물론 신앙의 공동체가 하느님을 찬미하고 기도하며 성체성사를 거행하기 위하여 함께 모이는 성당 또한 하느님의 성전이다. 성전은 인간이 하느님을 만나는 곳이요,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와 사랑을 체험하고, 우리 가운데 있는 하느님의 나라를 체험하는 곳이다. 성전은 무엇보다 기도하는 곳이다. 기도가 없는 성당은 성전이기보다 하나의 건물이 되고 만다. 예수님께서 아버지께 드렸던 기도, 예수님의 세상에 대한 열정으로 선포하셨던 말씀과 성사, 이것이 없는 성당은 하나의 건물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목자들은 물론 신자들도 예수님처럼 자주 손에 빗자루를 들고 우리의 성전과 마음의 성전을 정화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