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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사도를 뽑으신 예수님 / 강영구 신부님 ~

 

    진정한 사도 / 박창열 신부님

    사랑하는 예수님, 당신은 밤 새워 기도하신 후에 제자들 중에서 열둘을 가려 사도로 삼으십니다. 굳이 열둘을 사도로 뽑아야 했던 이유가 궁금합니다. 대자대비하신 하느님의 뜻이 꽃피고 열매 맺는 새로운 이스라엘을 새우고 싶었겠지요. 이스라엘이 야곱의 열두 아들들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듯이 당신이 뽑으신 열두 사도들은 복음이 현실이 되는 새 이스라엘의 기초(에페 2,20)가 됩니다. 그러나 새 이스라엘의 기초로 삼고자 당신이 선택하신 열두 사도들의 면면은 실망스럽습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처럼 율법과 성경지식에 능통한 사람도 없고, 부자나 권력자도 없고 사회적인 지위와 명성을 가진 사람도 없습니다. 기껏 어부, 세리, 혁명당원 같은 변두리 인생들입니다. 당신이 사람을 보는 눈이 없어서 무지렁이 같은 사람들을 골라 뽑으신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 나라는 지식이나 돈, 권력이나 지위 따위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온전히 하느님께 귀의하여 하늘의 뜻을 쫓고 따르는 사람, 자신의 모자람과 나약함을 솔직히 인정하면서 하느님 권능의 팔에 자신을 맡기는 사람, 아는 것은 없지만 믿음으로 굳건히 서는 사람, 가진 것은 없지만 따뜻한 가슴으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 서로의 약점과 잘못을 진심으로 용서할 줄 아는 사람들이 하느님 나라를 이루어갑니다. 예수님, 당신이 새로운 이스라엘의 모퉁이돌이 되시고 사도들을 기초로 삼으셨듯이(에페 2,20) 저도 하늘나라를 건설하는데 필요한 작은 벽돌 한 장으로 쓰여지기를 원합니다. - 강영구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