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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2014. 10. 12 연중 제 28주일 / 송영진 모세 신부님 ~

2014년 10월 12일 연중 제28주일
Twenty-eighth Sunday in Ordinary Time

 

 

 

 



복음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라 >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2,1-14<또는 22,1-10>
짧은 독서를 할 때에는 < > 부분을 생략한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여러 가지 비유로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에게 1 말씀하셨다.
2 “하늘 나라는 자기 아들의 혼인 잔치를 베푼 어떤 임금에게 비길 수 있다.
3 그는 종들을 보내어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이들을 불러오게 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오려고 하지 않았다.
4 그래서 다시 다른 종들을 보내며 이렇게 일렀다. ‘초대받은 이들에게, ′내가 잔칫상을 이미 차렸소. 황소와 살진 짐승을 잡고 모든 준비를 마쳤으니, 어서 혼인 잔치에 오시오.′ 하고 말하여라.’
5 그러나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떤 자는 밭으로 가고 어떤 자는 장사하러 갔다. 6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종들을 붙잡아 때리고 죽였다.
7 임금은 진노하였다. 그래서 군대를 보내어 그 살인자들을 없애고 그들의 고을을 불살라 버렸다.
8 그러고 나서 종들에게 말하였다. ‘혼인 잔치는 준비되었는데 초대받은 자들은 마땅하지 않구나. 9 그러니 고을 어귀로 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라.’
10 그래서 그 종들은 거리에 나가 악한 사람 선한 사람 할 것 없이 만나는 대로 데려왔다. 잔칫방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 11 임금이 손님들을 둘러보려고 들어왔다가, 혼인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 하나를 보고, 12 ‘친구여, 그대는 혼인 예복도 갖추지 않고 어떻게 여기 들어왔나?’ 하고 물으니,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
13 그러자 임금이 하인들에게 말하였다. ‘이자의 손과 발을 묶어서 바깥 어둠 속으로 내던져 버려라.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14 사실 부르심을 받은 이들은 많지만 선택된 이들은 적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Gospel ........................MT 22:1-14


 

Jesus again in reply spoke to the chief priests and elders of the people
in parables, saying,
"The kingdom of heaven may be likened to a king
who gave a wedding feast for his son.
He dispatched his servants
to summon the invited guests to the feast,
but they refused to come.
A second time he sent other servants, saying,
‘Tell those invited: “Behold, I have prepared my banquet,
my calves and fattened cattle are killed,
and everything is ready; come to the feast.”’
Some ignored the invitation and went away,
one to his farm, another to his business.
The rest laid hold of his servants,
mistreated them, and killed them.
The king was enraged and sent his troops,
destroyed those murderers, and burned their city.
Then he said to his servants, 'The feast is ready,
but those who were invited were not worthy to come.
Go out, therefore, into the main roads
and invite to the feast whomever you find.’
The servants went out into the streets
and gathered all they found, bad and good alike,
and the hall was filled with guests.
But when the king came in to meet the guests,
he saw a man there not dressed in a wedding garment.
The king said to him, 'My friend, how is it
that you came in here without a wedding garment?'
But he was reduced to silence.
Then the king said to his attendants, 'Bind his hands and feet,
and cast him into the darkness outside,
where there will be wailing and grinding of teeth.’
Many are invited, but few are chosen."

Or MT 22:1-10



Jesus again in reply spoke to the chief priests and elders of the people
in parables, saying,
"The kingdom of heaven may be likened to a king
who gave a wedding feast for his son.
He dispatched his servants
to summon the invited guests to the feast,
but they refused to come.
A second time he sent other servants, saying,
'Tell those invited: "Behold, I have prepared my banquet,
my calves and fattened cattle are killed,
and everything is ready; come to the feast."’
Some ignored the invitation and went away,
one to his farm, another to his business.
The rest laid hold of his servants,
mistreated them, and killed them.
The king was enraged and sent his troops,
destroyed those murderers, and burned their city.
Then he said to his servants, 'The feast is ready,
but those who were invited were not worthy to come.
Go out, therefore, into the main roads
and invite to the feast whomever you find.’
The servants went out into the streets
and gathered all they found, bad and good alike,
and the hall was filled with guests."

 

 

 

 

<혼인 잔치의 비유 >

'혼인 잔치의 비유'(마태 22,1-14)에서
처음의 초대는 구약시대를 가리키고,
길거리에서의 초대는 신약시대를 가리키고,
혼인 예복에 관한 내용은 최후의 심판을 뜻합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구원 역사의 과거, 현재, 미래입니다.

지금은 신약시대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교 신앙인들은 모두 길거리에서 초대를 받은 사람들입니다.
(사도들을 비롯해서 초기 교회의 신자들이었던 유대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신앙인들에게 중요한 문제는 혼인 예복을 제대로 입고 있는가? 입니다.

초대할 때 조건은 하나입니다.
혼인 예복을 입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잔치'는 하느님 나라, 구원, 생명을 뜻하고,
'혼인 예복'은 그것을 얻기 위한 충실한 신앙생활을 뜻합니다.

처음에 초대 받았지만 참석하기를 거절한 사람들은
혼인 예복을 입기를 거절한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초대 받은 사람들 가운데 예복을 안 입고 있다가 쫓겨난 사람은
예복이 없어서 못 입은 사람이 아니라, 있는데도 입기를 거절한 사람입니다.
그 사람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고 싶어 하면서도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는 것은 싫어한 사람입니다.

그 사람은 자기가 길거리에서 갑자기 초대를 받았기 때문에
혼인 예복을 입을 여유가 없었다고 변명할 수 없습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였다(마태 22,12)." 라는 말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뜻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똑같이 길거리에서 초대를 받았는데도
모두 혼인 예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길거리에서 초대를 받은 사람들은 갑자기 붙잡혀 간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들도 정식으로 초대를 받았고, 그 초대에 응답해서 참석했습니다.
'부르심'은(초대는) 강요가(강제 명령이) 아닙니다.
신앙은 어쩔 수 없는 복종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은, 또 예수님의 복음 선포는 '권고'이고,
신앙은 각자 개인이 선택하고 결정해서 응답하는 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처음에 사도들을 만나서 제자로 삼으실 때,
"나를 따라라." 라는 표현을 사용하셨지만,
그 말씀은 무조건 복종해야 하는 명령이 아니었습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따라간 것도, 그리고 사도로 뽑힌 것도
그들 자신이 원했던 일이고, 자신들의 자유의지로 받아들인 일입니다.

종들이 길거리에서 사람들을 초대할 때
아마도 그들은 이런 대화를 주고받았을 것입니다.
"주인께서 당신들을 잔치에 불러 오라고 하십니다.
당신들은 잔치에 참석하기를 원합니까?"
"원합니다."
"그러면 혼인 예복을 입고 잔칫방으로 오십시오."
(사제 서품식 때의 질문과 응답은 모두 이런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을 원합니까?" 라고 질문하면 "원합니다." 라고 대답합니다.)

원한다고 대답하고 잔치에 참석한 사람들은
처음부터 혼인 예복을 준비한 상태에서
초대 받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들이거나,
아니면 집으로 달려가서 혼인 예복으로 갈아입은 사람들입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를 원한다면, 제대로 옷을 갖춰 입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충실하게 신앙생활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진짜로 원한 것이 아닌 것이 됩니다.

주인이 종들에게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너라(마태 22,9)."
라고 명령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주인은 모든 사람이 잔치에 참석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종들은 "악한 사람 선한 사람 할 것 없이(마태 22,10)"
모두를 잔치에 초대하는데, 이 말을 혼인 예복과 연결해서 생각하면,
악한 사람은 아직 예복이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고,
선한 사람은 아직 예복을 안 입었지만
그래도 예복이 준비되어 있는 사람입니다.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오라는 말은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라는 뜻입니다.
하느님은 모든 사람이 당신의 나라에 들어오기를 바라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복음은 악한 사람 선한 사람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선포됩니다.
그러나 악한 상태 그대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우선 먼저 회개해야 합니다.

또 선한 사람이라고 해서 자동적으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고,
먼저 하느님의 부르심이 있어야 하고, 그리고 그 부르심에 응답해야 합니다.
사도들이(선교사들이) 복음을 선포했을 때,
받아들이지 않은 사람들이 전부 다 악한 사람들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선한 사람들 가운데에도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예수님을 믿지 않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오늘날에도 그렇습니다.
안 믿는다고 다 악한 것은 아니고, 선하다고 다 믿는 것도 아닙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려면 선하게 살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이상으로 더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실천하는 믿음', 또 '실천하는 사랑'입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