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시몬과 타대오
-박상대신부-
오늘 교회는 시몬과 유다 타대오 사도의 축일을 함께 지낸다. 이들은 예수님과 가장 가깝게 지내면서 많은 시간을 보낸 12사도 중 두 사람이다. 신약성서는 12사도의 명단 속에서 두 사람의 이름을 전해주고 있을 뿐 다른 내용은 거의 없다.
시몬은 갈릴래아 지방 가나 출신(가나안)으로서(마태 10,4) 그에게 붙여진 "혁명당원"(마르 3,18; 루가 6,15)이라는 별명처럼 하느님 외에는 어떤 통치자도 인정하지 않고 무력으로라도 로마제국의 압제에 항거하여 이스라엘을 되찾고자 뭉친 젤롯당에 속한 사람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시몬이 예수님의 놀라운 가르침과 활동 속에서 정치적인 메시아의 모델을 보았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유다 타대오는 신약성서에 야고보의 아들 유다로 명기되기도 하고(루가 6,16; 사도 1,13), 사도 야고보와 함께 알패오의 아들 타대오(마태 10,3), 또는 그냥 타대오(마르 3,18) 라고 명기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사도를 편의상 "유다 타대오" 라고 부를 수 있겠다. 그는 명단이 아닌 다른 곳에서 유일하게 등장하는데, 그것은 가리옷 사람이 아닌 다른 유다가 최후의 만찬 자리에서 "주님, 주님께서 왜 세상에는 나타내 보이지 않으시고 저희에게만 나타내 보이시려고 하십니까?"(요한 14,22) 하고 묻는 대목이다. 우리는 이 대목에서 사도 유다 타대오가 혁명당원 시몬처럼 예수께서 정치적인 메시아이기를 바랬던 점을 알 수 있다.
전해오는 자료에 의하면 시몬은 처음에 이방인과 유다인들에게, 나중에는 이집트, 키레네, 마우리타니안, 리비아 등지에서 복음을 전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세례를 베풀었고, 마지막으로는 페르시아에 이르렀다고 한다. 유다 타대오도 처음에는 팔레스티나에 머물다가 아라비아, 시리아,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선교하다 마지막에 페르시아에서 복음을 전했다고 한다. 페르시아에서 시몬과 유다 타대오는 함께 순교의 월계관을 받았다. 전설에 의하면 시몬은 톱으로 몸이 잘리는 순교를, 유다 타대오는 도끼에 목을 잘려 순교했다고 한다.
오늘 복음은 예수께서 장엄한 과정을 거쳐 12제자를 선발하신 사실과 그분의 계속된 치유행적을 보도하는 내용이다. 예수께서 많은 제자들 가운데 특별히 12제자를 엄선하신 사실은 공관복음서 모두에 실려있다.[☞오늘 복음에 관한 자세한 해설은 연중 제23주간 화요일의 복음산책을 보세요.]
오늘 복음의 후반부에서 보듯이 예수님과 사도들이 산에서 내려와 평지에 이르러 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예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진리의 말씀에 굶주리고, 병고에 허덕이며, 악령에 시달리는 사람들이었다. 루가는 이렇게 산과 평지를 구분하였다. 산은 기도와 소명의 장소요, 평지는 선포와 활동의 장소라는 것이다. 이것이 루가복음사가가 소명과 활동을 함께 묶어둔 이유일 것이다. "제자"란 역사적 예수의 공생활 중 예수님을 따르던 이들을 일컫는 말이요, "사도"란 부활하신 예수로부터 복음선포의 지상사명을 받은 이들에게 붙여진 이름이다. 산에서는 제자이나 평지에서는 사도라는 의미이다. 진정한 신자란 예수님 앞에서는 제자로 불림을 받아 그분의 정신으로 무장하고, 세상 앞에서는 사도로 파견되어 죽음으로 복음을 증거하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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