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들의 왕이신 예수님 "
- 이기양 신부-
구둣방을
하는 노인이 있었습니다.
노인은 자기는 살만큼 살았고
이제는 하느님 나라에
잘 가는 것만이 유일한 소망이라고 늘 생각했습니다.
노인은 죽기 전에
예수님을
꼭 한 번만 뵙게 해달라고
밤낮으로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열심히
기도한 덕분인지
노인이 어느 날 꿈을 꾸었는데
꿈속에서 예수님이 나타나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내일 내가 찾아가겠노라."
어찌나 기쁘고 신바람이 나는지
새벽부터
온 집을 쓸고 닦으며
부산하게 예수님을 맞을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는 아침부터
눈이 빠지게 예수님을 기다렸지요.
그런데 시간이 흘러서 저녁이 다 됐는데도 예수님은 오시지 않은 것입니다
.그 날도
찾아온 사람은
어김없이 헐벗은 거지,
동냥 나온
굶주린 모자,
앞 못 보는 소경,
그리고 몇몇 손님이 전부였습니다.
기다리다
지친 노인은
"아유, 그럼 그렇지.
아무리 꿈속이라지만
예수님이 내게 오실 리가 있겠나.
개꿈이었나 보네"하며
무척 실망스러워했습니다.
그날 밤
하루 종일 긴장 속에 지낸
노인이 피곤에 지쳐 잠이 들었는데
또 꿈속에
예수님이 나타났습니다.
예수님을 보자 노인이 대뜸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니, 예수님,
오늘 저에게 오신다고
약속하시고선 왜 오지 않으셨습니까?"
예수님께서 대답하셨지요.
내가 오늘 세 번이나 너를 방문했는데
… 한 번은
거지의 모습으로,
또 한 번은 굶주린 모자의 모습으로,
그리고 마지막 한 번은 소경의 모습으로 말이다
."오늘
복음 말씀 그대로입니다.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마태 25.40)
우리는 예수님을주님이라 고백하며 만나고 싶어하고
예수님 말씀을
한 마디라도 더 듣고 싶어 하며,
천국에 가고 싶은 열망으로 열심히 기도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하루에도 수없이 마주치는 거지들,
인간다운 삶을
외치다가 감옥에 갇힌 사람들,
치료비가 없어서 병원에서 쫓겨난 사람들,
학교에 가서도
한 끼 먹을 것이 없어서
물로 배를 채우는 결식아동들,
그들이 바로
당신이었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들의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왔었노라고
분명하게 이야기해 주십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너무나도 나 중심적이고
이웃에게 배타적이며 물질주의에 젖어 있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오늘 복음은
참으로 편치 않은 말씀입니다.
우리시대 성향과는
전혀 다른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웃을 위한 선행만이
우리가 주님으로 고백하는
그분께서 만드신 심판의 유일한 기준이라는 사실입니다.
죽은 후에
우리가 심판을 받고
천국이나 지옥으로 가는
기준은 소외받고 힘든 이에게
얼마나 위로를 주고 나눠 살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불편해도
우리가 살아야 할
삶의 모습은 이런 나눔의 모습입니다.
영원한 세상을 믿으십니까?
그렇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부터
그에 걸 맞은 준비를 하면서 살아가십시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 사람들이
바른 준비를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노후대책에 관심이 많지요.
노후를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 하고
건강해야 한다면서 열심히 준비합니다.
물론 노후를
위한 준비는 필요합니다.
그러나 신자에게는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위한
준비가 그것입니다.
노후를 위해서는
몇 억을 준비했지만
하느님 나라에 가기 위해서는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을 뿐더러,
가난한 이웃을 위한
나눔의 통장이 비어 있다면
그 사람은 미신자들과
다름없는 삶을 산 사람입니다.
이러한 우리에게 오늘 복음은 경고합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다"
(마태 25,45).
그리스도는
우리 왕이십니다.
그분의 왕국은
오늘 복음 말씀을 실천하는
자에게만 열려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겠니다.
특히 어려운 이웃 안에
계신 주님을 만나는 한 주간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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