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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선(레오나르도) OFM

~ 하느님의 숨 / 김찬선 (레오나르도) OFM ~

하느님의 숨

 

-김찬선신부-

 

“그때에 주 하느님께서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


창세기 2장의 창조는 1장의 창조와는 사뭇 다릅니다.
사람을 맨 나중에 창조하는 1장과 달리

2
장은 맨 먼저 사람을 창조하시고,
말씀으로 창조하는 1장과 달리

2
장은 하느님께서 손수 흙을 가지고 사람을 만드십니다.
말씀 한 마디에 생사가 왔다 갔다 하게 하시는 1장의 하느님은

저 높은 데 계시는 무서운 분 같은 느낌입니다.
이에 비해 손수 흙을 빚어 사람을 만드시고

그의 코에 손수 당신의 숨을 불어 넣으시는 2장의 하느님은
우리 가운데 계시는 따듯하고 친밀한 하느님이십니다
.

하느님의 숨
.

어떻게 사느냐는 질문에 여러 가지로 대답할 것입니다
.
사랑하며 산다
.
일하며 산다
.
즐기며 산다
.
싸우며 산다
.

이밖에도 우리는 여러 가지로 우리 삶을 얘기할 수 있지만

놓치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숨 쉬며 산다는 것입니다
.
바오로 사도의 표현을 따르면
,
우리는 하느님 안에서 숨 쉬고 움직이며 사는 것입니다
.
숨 쉬지 않으면 숨 하나 안 쉬는 정도가 아니라 죽는 것이고

앞에서 열거한 모든 것이 멈추는 것입니다.

설 다음 날 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형제님 집을 방문했습니다
.
호흡기 장애가 있어서 늘 산소 호흡기를 끼고 사는 분입니다
.
그분은 산소 호흡기가 없으면 한 순간도 버틸 수 없기에

밖을 나갈 때도 이동용 산소 호흡기를 지니고 다녀야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너무 비싸 가난한 사람들은 이것을 가질 수 없고
,
당연히 밖에 나가지도 못하기에 집안에서만 삽니다
.
그래서 이들에게도 이것을 보급하기 위해

호흡기 장애인 협회를 만들어 수고하고 있습니다.
그날 저는 한 순간도 산소 호흡기의 줄을 뗄 수 없는 그분을 보며

우리는 숨 쉬며 사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죽는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았고
,
그럼에도 우리는 아무 어려움 없이 숨을 쉬기에

숨 쉬며 산다는 것을 망각하고 살아가는데
숨을 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렇습니다
.
우리는 숨 쉬며 사는 것입니다
.

그런데 우리가 숨을 쉬는 것은 우리의 심장이 박동하고

우리의 폐가 기능을 다 하기 때문에 쉬는 것만이 아닙니다.
물론 우리의 심장과 폐가 건강해야 숨을 쉬지요
.
그러나 산소가 부족하면 아무리 폐가 건강해도 숨을 헐떡이듯이

하느님의 숨이 없으면 우리의 숨은 멎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의 생명입니다
.
그래서 하느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우리는 살아갑니다
.
이 말은 말씀이신 성자 예수 그리스도로 산다는 뜻이지요
.

그러나 우리는 또한 하느님 입에서 나오는 숨으로 삽니다
.
이 말은 하느님의 숨이신 성령으로 산다는 뜻입니다
.

우리는 우리의 건강을 위해 호흡법이나 氣 호흡을 배우는데
,
무엇보다 성령을 호흡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
날마다 하느님을 숨 쉬며 살아가는 우리
,
한 순간도 하느님을 숨 쉬지 않고 살 수 없음을

매일매일 느끼며 살아가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