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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선(레오나르도) OFM

~ 악을 알게 하는 선 / 김찬선 (레오나르도) OFM ~

악을 알게 하는 선

 

-김찬선신부-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
너희 눈이 열려 하느님처럼 되어서 선과 악을 알게 될 것이다.


오늘 창세기는 의미심장한 말을 합니다.
선과 악을 알게 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
선과 악을 몰랐었는데 알게 된다는 것이지요
.

악을 알게 하는 선
.
제가 오늘 얘기하고 싶은 것은 이것입니다
.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창조하신 다음 그것을 보고 좋다고 하셨습니다
.
그러므로 하느님의 눈에 모든 것은 당신 원하신 대로 된 선들입니다
.
그리고 아담과 하와도 이 선들에서 악을 알지 못했습니다
.
뱀이 따 먹지 못하는 나무의 열매가 있음을 일깨우기 전까지는

이 선들에서 도무지 악을 알지도 보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악마는 참으로 교묘합니다
.
가지지 못하게 금한 것
,
그래서 가질 수 없고
,
그래서 못 가진 것을 일깨웁니다
.

그런데 우리가 못 가진 선을 보고 못 가진 것이 있음을 깨닫는 순간
,
못 가진 선에 대한 소유욕이 생기고
,
못 가진 선에 대한 소유욕이 생기는 순간
,
지금까지 가지고 누리던 선은 악으로 둔갑합니다
.
본래 악인 것이 아니라 악으로 둔갑한 것입니다
.
본래는 하느님께서 보시고 좋다고 하신 선인데

우리의 눈에서 선이 악으로 둔갑한 것입니다
.

우리의 눈이 어떻게 됐기에
?
악마가 우리 눈에 어떤 짓을 했기에
?

악마가 한 것은 간단합니다
.
못 가진 것을 살짝 일깨우고

못 가진 것에 대한 소유욕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요즘 새로운 휴대전화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
전화 받을 수 있고 글자가 크게 보이기만 하면 그만인 저에게는

그런 것들이 아무런 소용이 없고 그래서 관심도 없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새로운 것이 나오면 새 것에 솔깃하고,
새 것을 보고 나면 그것을 사고 싶어 합니다
.
새 것을 갖고 싶은 순간 헌 것은 버려야 할 것이 되고
,
새 것이 좋아지는 순간 헌 것은 싫증이 나며

그래서 지금까지 내내 좋았던 선은 싫은 것, 곧 악이 됩니다
.

아이들에게 왜 그리 장난감이 많습니까
?
새로운 장난감을 보기만 하면 하도 떼를 쓰기에

사주지 않을 수 없어 사주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지요
.
그때 엄마가 얘기합니다
.
집에 장난감이 많은데 왜 또 사달라고 하니
?
그거 지금까지 잘 가지고 놀았지 않니
?
네가 가진 것이 이것보다 더 좋은 것인데 무엇 하러 또 사니
?
그때 아이는 대답합니다
.
지금 가지고 있는 이것은 이것이 나쁘고
,
지금 가지고 있지 않고 그래서 가지고 싶은 저 것은 저것이 좋다고
.

못 가진 것을 보는 순간 소유욕이 생기고
,
소유욕이 생기는 순간

소유하고 싶은 것은 좋은 것, 선이 되지만

이미 소유한 것은 싫은 것, 악이 됩니다.
새 것을 소유하기 위해 헌 것은 버려야 하고
,
버리기 위해서는 헌 것은 싫은 것, 악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

하느님께서 만드신 그 좋은 것들을 쓰레기로 만드는 이치가 이것이고
,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을 우리가 미워하는 이치도 여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