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경호(프란치스코) OFM

~ 깨어나, 더 먼저, 서둘러 사랑하자 / 기경호(프란치스코) OFM ~

사순 1주 금 마태 5,20ㄴ-26(15.2.27)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마태 5,24)

 

 

Teaching about Anger

 

  

                      

 

  깨어나 더, 먼저, 서둘러 사랑하자!  

 

우리는 물질적으로나 영적으로나 웬만한 것은 다 갖추어져 있고,

 필요한 것들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현세생활 뿐 아니라 영성생활도 유행처럼 새로운 것이 떴다가 사라지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 영성생활의 항구함과 열정, 치열한 도전이 사라진 채

안일하게 살아가는 경우가 적지 않은 듯하다.

 

오늘의 말씀들은 이런 우리에게 강렬한 도전을 던진다.

에제키엘 예언자는 비극적인 제1차 바빌론 유배를 전후하여

어려움 중에 있는 유다 백성을 향하여 경고한다.

 

 예언자는 그들에게 개인적으로는 회개하지 않고 오직 하느님과 집단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위험, 선과 악 사이의 치열한 투쟁은

인간의 마음속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망각하는 위험에 대해 경고한다.

 

 “악인도 자기가 저지른 모든 죄를 버리고 돌아서서, 나의 모든 규정을 준수하고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면, 죽지 않고 반드시 살 것이다.”

(에제 18,21)

 

당시 유다는 이집트와 바빌론 양대 세력이 서로 견제하고 있으므로

 전쟁의 위협은 적다고 믿었고, 한편이 침략해 오면 반대편 세력이 구출해주리라 믿었다.

 

이런 방심과 예루살렘은 안전하리라는 무사 안일함 때문에 회개를 외치는

예언자의 소리를 듣지 못했다.

결국 예루살렘은 587년에 멸망하고 말았다.

한편 오늘 복음말씀도 영성생활의 안일함에서 벗어날 것을 촉구한다.

 

예수님께서는 계명과 신자로서의 최소한의 의무만을 지키는 것으로 만족하는

 ‘안일함’을 버리고 ‘더’ 사랑하고, ‘먼저’ 찾아가 화해하며, ‘서둘러’ 타협하라’는

 좀 더 근본적이고 폭넓은 삶을 요구하신다.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바리사이들이나 율법학자들의 삶보다

 ‘더’ 의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마태 5,20).

 

 옛 정의는 살인을 하지 않는 것으로 충분했으나, 새로운 정의는 형제에게

 ‘바보’, ‘멍청이’라고 하는 것조차 금한다

(5,22).

 

그러나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다 살인자이다.”

(1요한 3,15).

 

화해를 촉진시키는 형제적 사랑은 하느님께 바친 희생제물을

보다 풍성하고 가치 있게 해준다.

나의 삶을 돌아보자!

나는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지금까지 신자로서, 수도자로서,가족의 일원으로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국가와 지역사회의 시민으로서 할 만큼은 하고 살아왔다.

 

 나 정도만 살아도 잘 사는 것 아닌가’ 하고 만족스럽게 여기지는 않는가?

 

 “지금 나는 모든 것이 만족스럽고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으니 오늘만 같아라!”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가?

 

 틈날 때 하는 기도나 영적독서, 물질적인 약간의 희사나 시간 날 때 하는 봉사로

 신앙인으로서의 도리는 다하고 있다고 여기지는 않는가?

 

그러나 하느님과의 관계나 영성생활은 늘 ‘아직도 더’만 있을 뿐이다.

이제부터라도 ‘더’, ‘먼저’, ‘서둘러’를 내 마음과 몸과 영혼의 지렛대로 삼고

사랑의 춤을 추어보면 어떨지.

 

지금까지 해오던 것보다 ‘더’ 열정을 불태우고, ‘더’ 순수한 마음으로 말씀을 경청하며,

누구보다도 ‘더’ 사랑하자!

 

그 무엇보다 ‘먼저’ 하느님을 갈망하고, 누구보다 ‘먼저’ 자신을 내놓고,

기도나 성경공부나 봉사에 앞서 ‘먼저’ 찾아가 화해하며, ‘먼저’ 받아들이도록 하자!

 

하느님과의 관계,

형제자매들과의 관계,

피조물과의 관계에서 꼬이고 맺힌 매듭을 미루지 말고 ‘서둘러’ 풀도록 하자!

 

우리 모두 눈을 뜨고 있으나 잠자고 있는 영혼과 의식을 일깨워

어떤 상황이나 어떤 관계에서도 주님의 영을 품고 ‘더’, ‘먼저’, ‘서둘러’

사랑하는 우리가 되도록 하자!

 

 하느님을 삶의 중심에 모신 사람답게 어정쩡한 태도를 버리고

철저하고 치열하게 살아봤으면 한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 주여 이 죄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