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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욱현 신부님

~ 수호천사 기념일 - 어린아이와 같이 되어라 / 조욱현 신부님 ~

 

수호천사 기념일

복음: 마태 18,1-5.10: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라

오늘 교회는 수호천사 기념일을 지내고 있다. 수호천사는 하느님의 뜻에 따라 각 사람에게 파견되어 그를 악으로부터 보호해주고 선을 행하도록 이끌어주는 사명을 가지고 있는 천사이다. 예수께서는 그러므로 아무도 업신여기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하시는 것이다. “너희는 이 보잘것없는 사람들 가운데 누구 하나라도 업신여기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하늘에 있는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를 항상 모시고 있다는 것을 알아두어라”(10절).

제자들은 예수님께 “하늘 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위대합니까?”(1절)라고 묻는다. 이 ‘하늘나라’가 하느님의 통치가 이루어지는 교회를 말하는 것이냐, 아니면 어린이들처럼 처신할 때 장차 들어갈 수 있는 하느님의 나라인지는 굳이 구분할 필요는 없다. 둘 다 해당되는 것이다. 이때에 예수께서는 어린이 하나를 불러 그들 가운데 세우시고는, 제자들처럼 자신을 높이지 말고 어린이들처럼 자신을 낮추어야만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하신다. 오직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만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씀이다.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겸손을 촉구하신다. “하늘 나라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은 자신을 낮추어 이 어린이와 같이 되는 사람이다”(4절).





그러면서 또한 예수께서는 사회로부터 버림받고 소외된 자들을 예수님의 처신과 명령, 즉 ‘예수님의 이름으로’(5절) 불쌍한 어린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고아 같은 어린이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이 바로 예수님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이라고 하신다. 예수께서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한 선행이 바로 당신 자신에게 베푼 선행으로 간주하신 ‘최후의 심판 설교’(마태 25,31-46)를 연상케 한다. 물론 이 구절이 앞의 내용, 즉 겸손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것 같아도 마태오는 여기에 수록을 하고 있다. 아마 그것은 이러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도 자기 자신을 그만큼 낮추지 못하면 진정한 사랑을 줄 수 없기 때문에 여기에 수록하고 있을 것이다.

“이 보잘것없는 사람들”(10절)은 마르코 복음에서는 예수님을 가까이 따르던 제자들이었다. 그러나 여기서는 마태오 교회의 미천한 교우들을 가리킨다. 그들의 그리스도 신앙을 무너뜨려서도 안 되고 그들을 업신여겨서도 안 된다. 왜냐하면 바로 그러한 사람들을 염려하는 천사들이(토비 5,6-7.22; 사도 12,15)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를 항상 모시고 있기”(10절) 때문이다. 이 천사들은 하느님 가까이서 시중드는 매우 높은 천사들이다.

이 천사들은 보잘것없는 이들을 위해 하느님의 도움을 청하기도 하고 그들을 업신여기는 자들을 하느님께 고발하기도 하는 자들이다. 우리 자신을 우리 스스로 낮추어 겸손한 자세를 가지고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 또한 우리가 우리 형제를 업신여김으로써 또한 그들을 창조하신 하느님까지 멸시하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 될 것이다. 눈에 보이는 인간은 바로 보이는 하느님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