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학자 기념 루카 11,47-54(15.10.15)
♣ 가을에 돌아보는 나 ♣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는 사랑으로 육신의 병과 개혁에 대한 반대, 기도의 어려움 등 온갖 고통을 기꺼이 끌어안음으로써 주님과 깊은 일치를 이루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늘 생각하여 우리 마음에서 사랑을 일으킵시다.” 성녀를 따라 멈추어 주님 앞에 나의 사랑의 빈자리를 돌아보는 가을입니다. 율법학자들의 제자들이었던 바리사이들은 율법학자들을 신뢰하였고 그들의 가르침을 실천하였습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 바리사이들에게 하신 비난은 율법학자들에게 하신 비난이기도 했습니다. (로마 3,21), 하느님께서 인간을 사랑하시고 행복의 길로 이끄시려고 율법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은 율법의 근본정신인 사랑과는 무관한 많은 세칙을 만들어 백성들을 구속하였습니다. 나아가 그들은 다른 이들에게는 무거운 짐을 지우면서도 자신들은 그 율법을 완벽하게 준수하는 의인인양 행동하며 세칙을 피해갔습니다. 오늘 우리 사회에서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민생을 돌보고 국민을 위한다고 부르짖으면서도 당리당략과 자신의 사욕을 채우기에 급급하고 온갖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는 정치인들, 사람 위에 법 없다는 법치주의와 공평과 정의를 부르짖으면서도 권력이나 자본과 결탁하여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변함없는 결과를 만드는 데 젖은 법조인들, 정치권력의 앞잡이처럼 행세하곤 하는 검찰, 권력과 재력을 이용해 자신과 자녀들을 병역의무에서 제외시키려는 이들, 사회정의나 민초들의 아픔에는 무관심한 채 관념화된 가르침을 쏟아내는 종교지도자들 등. 이런 바리사이의 모습을 봅니다. 많은 말을 쏟아내면서도 행동에 굼뜬 나, 타인 중심으로 산다고 하면서도 어느 새 자신도 추스르지 못한 채 먼지만 가득 쌓여가는 영혼, 사회에 대해 비판은 많이 하면서도 정작 자아성찰에는 치열하지 못한 자신, 하느님의 기준에 따라 산다고 하면서도 고정된 틀에 묶여 제자리걸음하는 자신을 보며 부끄러움에 고개 숙입니다. “너희는 불행하여라! 바로 너희 조상들이 죽인 예언자들의 무덤을 너희가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세상 창조 이래 쏟아진 모든 예언자의 피에 대한 책임을 이 세대가 져야 할 것이다.” (11,47. 50) 겉으로는 무덤을 꾸며 예언자를 존경하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예언자들을 죽인 조상들을 본떠 예수님을 박해하고 죽이는 삶을 살아서는 안 되겠습니다. 우리의 위선과 교만과 탐욕이 곧 예수님을 못 박는 결과를 초래하고 사회를 병들게 하며 그것이 바로 우리 자신에 대한 단죄임을 명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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