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성인 대축일 마태 5,1-12(15.11.1)
♣ 지금 여기서 성인(聖人)으로 살자 ♣
정보와 물질, 권력의 힘이 맹위를 떨치며 인간을 위협하는 이 시대에 세속화는 거침없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현대인들에겐 ‘거룩함’이란 일시적 관심사 그 이상의 것이 아닌지도 모릅니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레위 11,45)는 말씀은 하느님을 닮은 참 인간이 되라는 것이고, 결국 거룩함이야말로 행복의 길임을 말해줍니다. 조상을 기쁜 마음으로 기억하고, 동시에 성인으로 살아가는 길에 대해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이 축일은 그리스도인들이 성인들을 본받아 죽음을 넘어 영원한 삶을 살아야 함을 알려주며, 천상교회와 지상교회의 연대와 일치를 상기하도록 이끌어줍니다. 성인들은 하느님께 온전히 의탁하여 하느님의 뜻을 실천한 분들입니다. 우리도 그들의 거룩함을 본받아야겠습니다.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이 하느님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1테살 4,3). “큰 환난을 겪어낸 사람들입니다.” (묵시 7,14) 그들을 전례를 통해 기억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을 본받아 ‘지금 여기서’ 성인으로 사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사랑의 계획이 내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자신을 내어드리고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러나 하느님께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 힘을 내야 합니다. 사실 거룩함은 일상의 모든 것 안에 이미 스며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하느님의 마음, 영의 눈을 지니기만 하면 그것을 알아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나의 일거수일투족이 다 거룩함을 드러내게 될 것입니다. 마치 성인을 나중에 도달할 수 있는 목표나 이상처럼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 여기서’ 사소한 일상사, 평범한 만남들 안에서 하느님의 거룩함을 드러내지 못한다면 결코 나중에 성인이 될 수는 없습니다. 곧 ‘지금 여기서’ 성인으로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랑도 거룩함도 나중에 해도 되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지금’ 살아내야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며, 사랑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하느님 안에 머무르고 하느님께서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르시기 때문입니다.’ (1요한 4,16) 이 사랑이 영혼 안에서 결실을 맺도록 ‘항구히’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합니다. 또한 육의 행실이 아니라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친절, 착함, 신용, 온유, 절제 (갈라 5,22-23)와 같은 영의 열매를 맺도록 힘써야 합니다. 자신의 무력함을 깨닫고 전적으로 하느님께 의지하는 ‘영으로 가난하고’, 세상의 고통과 자기 죄를 슬퍼하는 사람, 하느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온유한 사람’, 선을 추구하고 자비를 베풀며, 모든 일에 올바르고 순수한 동기를 지니는 ‘마음이 깨끗한 사람’, 사람들 사이에 올바른 관계를 맺어주는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올바른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는 사람’이 곧 거룩하고 행복한 사람입니다 (마태 5,3-11). 우리 모두 버리고 비워 하느님을 소유함으로써 ‘지금 여기서’ 살아있는 성인이 되었으면 합니다. 나아가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사랑의 연대감 안에서 사회 불의와 부당한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의 행사, 사회적 차별과 빈곤의 문제 등 세상의 그릇된 질서와 우상 숭배에 하느님의 이름으로 저항하여 거룩함을 회복하는 이 시대의 행동하는 성인이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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