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33주 수 루카 19,11ㄴ-28(15.11.18)
The Parable of the Ten Minas
♣ 사랑을 키워가는 사랑의 응답 ♣
예수님께서는 과월절을 지내려는 갈릴래아 사람들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십니다. 예수님 앞에는 죽음이 기다리고 있으나 그들은 착각에 빠져 정치적 해방을 가져다주길 기대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미나의 비유 (19,12-24)를 들어 당신이 예루살렘에 입성하셨다고 하느님의 나라가 당장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맞이할 능동적이고 합당한 준비가 필요함을 가르치십니다. 벌이를 하라고 명하고 먼 고장으로 떠납니다. 그 사이 한 미나를 첫째 종은 열 미나로, 다른 종은 다섯 미나로 늘렸습니다. 나름 최선을 다한 것입니다. 한편 한 미나를 수건에 싸서 그대로 보관만 한 종은 아무 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주인의 뜻을 거스릅니다. 주인이 말합니다.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19,26) 그리고 신앙과 성소, 사랑과 성령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그 어떤 것도 혼자 움켜쥐고 있으라고 주신 것은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주님께서 주신 그 선물들을 키우고 가꿔나가야 할 소명이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주님 사랑으로 더 열정적으로 채워가야 하고 성소를 충만히 살아야 하며, 은사를 통해 다른 이를 더 잘 섬겨야 하고, 육의 정신을 떨쳐내고 영으로 가득 채워가야 합니다. 더 많이 사랑하기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순수한 사랑의 마음으로 일의 크고 작음과 이득을 따지지 말고 선물로 받은 것들을 되돌리고 나눠야 합니다. 주님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세상의 셈법에 따라 효율과 성과를 추구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것을 내 것으로 챙기는 처사는 주님을 조롱하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응답하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하느님 손 안의 연장으로서 예수님께서 다시 오시는 그날까지 이 땅에서 하느님의 뜻이 실현되도록 각자 받은 고유한 은사를 키워가고 그것을 교회와 세상을 위해 힘껏 발휘해야 합니다. 그냥 흉내만 내거나 의무감에서 최소한의 것만 하는 것으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최대한의 응답을 하도록 힘써야 합니다. 보상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마땅히 해야 할 본분이기에 그렇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선물을 주신 분께 온 마음과 정성과 힘을 다해 사랑으로 응답합니다. 그것이 바로 지금 마지막을 준비하는 우리의 과제입니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바라시는 것은 실패의 두려움이 아니라 당신 뜻에 따라 사랑을 키워가는 ‘사랑의 장사’를 시작하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자기것을 내놓아 사랑의 빈자리를 늘리는 것이며, 집착과 탐욕의 끈을 놓음으로써 다른 이들을 배려하고 품는 관대함의 자리를 키워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느님의 사랑 때문에 끊어버리고 버리고 비우며, 약해지고 견딜 마음을 지닌 사람이 더 큰 은총을 받게 될 것입니다. 종말을 준비하는 사람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최선을 다해 사랑과 선을 키우고 되돌리며 나누는 것입니다. 오늘도 의미 없는 안일함과 영혼 없는 게으름의 혼을 깨워 온 넋을 다해 사랑을 키우고 나눔으로써 죽음을 잘 준비하는 행복한 날이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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