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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욱현 신부님

~ 연중 제 34주간 금요일 - 시대의 표징을 보라 / 조욱현 신부님 ~

 

연중 제34주 금요일

복음: 루가 21,29-33: 나무에 잎이 돋으면 여름이 다가온 것을 알듯이

예수님은 예루살렘의 파멸과 세상의 종말에 대한 무서운 말씀을 하시면서 그 시기가 언제인지 미리 알아서 대비하라고 비유를 들어 말씀하신다. “무화과나무와 모든 나무를 보아라. 잎이 돋자마자, 너희는 그것을 보고 여름이 이미 가까이 온 줄을 저절로 알게 된다.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 알아라.”(29-31절)하시고 예루살렘의 파멸과 예수님께서 다시 오시는 때를 미리 알아서 대비하라 하신다.

즉 이 말씀은 우리가 많이 들어온 말씀으로 마지막 때가 언제인지 모르니 항상 깨어있으라는 말씀이다. 예루살렘은 예수님의 말씀대로 그 말씀을 들은 그 세대가 가기 전, 70년에 파괴되었지만, 예수님의 재림은 즉 성서가 말하는 세상의 종말은 아직 오지 않고 있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그 시기의 징표는 알 수 있으나 그 날은 하늘의 천사들도, 사람의 아들도 모르고 하늘에 계신 성부만이 아신다고 하였다.





이 세상 종말이라고 하는 것은 하느님의 벌로서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방향으로의 새로운 세계를 완성하시는 과정으로서의 죄 많은 인간들과 세상이 겪어야 하는 진통의 모습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정적인 모습은 마태 25에서 말씀하시듯이 당신이 구원하신 온 세상을 성부께 바치는 날이며 당신을 따른 모든 이들과 함께 새로운 축복의 영원한 나라로 들어가는 구원의 완성으로 나타나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여기서 신경을 써서 걱정해야 할 것은 세상의 종말이 언제 올 것인가를 생각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나 개인의 죽음, 내 자신의 심판과 종말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어떻게 그 종말에 대비하여야 할 것인가를 더 걱정하고 염려해야 한다. 그 날이 언제 오더라도 그 날을 맞이할 수 있도록 우리는 지금의 이 순간을 하느님의 자녀로서 신앙인으로서 충실히 살아야 한다. 이것이 종말론적인 삶이다. 이것은 주님의 말씀대로 항상 깨어있는 삶이다.

그 때 그 날은 공포와 기쁨, 영광이 이 세상에 함께 있던 것을 분명하게 둘로 가르시는 때인데, 그것은 그 때만의 일이 아니라 지금의 삶의 태도와 계속 연결되어 있는 결과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그래서 흥청대며 허송세월을 보낸다든지, 지금의 행동이 초래할 불행을 면하기 위해서는 그 때가 언제인지는 분명히 모르나 번갯불처럼 닥쳐올 것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항상 깨어 기도하라고 말씀하신다.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33절)라고 하셨다. 그분의 말씀은 모두 이루어질 것이다. 그 말씀이 이제 우리의 삶으로 완성되어야 한다. 말씀을 구체적으로 살아야 한다. 말씀을 삶으로써 우리의 삶을 언제나 종말론적인 삶으로 이어가도록 항상 깨어있는 우리 되도록 노력하자. 이 깨어있는 삶이 우리를 항상 그분 안에 있게 하고 그분 안에서 진정한 기쁨과 평화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이것이 하느님의 나라를 이루며 사는 모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