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1주 화 루카 10,21-24(15.12.1)
“철부지들에게 드러내 보이시니 감사드리나이다.”(10,21)
Praise of the Father
♣ 철부지로 살아가는 행복 ♣
오늘 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이사이의 그루터기에서 돋아난 햇순인 메시아 위에 주님의 영, 곧 지혜와 슬기의 영, 경륜과 용맹의 영, 지식의 영이 머물게 될 메시아 시대를 노래합니다 (11,1-2). 그 시대는 예수님을 통하여 이미 왔고 올 것입니다. 유다 종교지도자들이 아니라 오히려 율법을 잘 모르거나 알면서도 잘 지키지 않는 무식한 철부지들인 제자들에게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보여주신 하느님께 기쁨 가운데서 감사의 기도를 드리십니다 (루카 10,21). ‘하늘과 땅의 주님’이라 고백하며 주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십니다 (10,21). 하느님을 믿고 그분의 주도권을 인정할 때 순수하고 참된 감사가 우러나올 것입니다. (10,21) 하시며 당신이 행하신 모든 업적을 하느님께 돌려드립니다. 오늘도 하느님께서는 아들 예수를 통하여 우리에게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십니다 (10,22). 따라서 예수님을 믿고 알아보지 않고서는 행복을 누릴 도리가 없습니다. 지식정보 시대인 오늘날처럼 수많은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때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는 유익하고 필요한 것처럼 보여도 탐욕과 타락을 부채질 하는 정보도 많고, 왜곡되거나 그릇되고 거짓된 정보들도 넘칩니다. 이런 지식들이 진정 하느님을 보는 눈을 열어주고 사랑의 지혜를 깨우쳐주지 못합니다. 영적 지혜도 자기만족과 이득을 얻는데 악용되기도 합니다. 우리도 하느님 앞에서 우스꽝스러운 ‘두뇌 게임’을 하거나, 하느님의 힘이 아닌 세상 지식에 의존하는 것은 아닌지 찬찬히 되짚어보아야겠습니다. 무엇보다도 더 열심히 추구해야 하는 건 하느님을 아는 지혜임을 상기해야겠습니다. 내려놓는 무장해제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 세상의 지혜가 하느님께는 어리석음이기 때문입니다.” (1코린 3,19) 하느님 앞의 철부지란 성 프란치스코처럼 복음 말씀을 해석 없이 단순하게 받아들여 철저히 사는 그런 순수함을 지닌 사람이 아닐까요? 그런 사람은 자신이나 세상이 아니라 하느님께 마음을 두고 살기에 주님의 영이 그 위에 내리는 메시아의 시대를 '지금, 여기서' 살게 될 것입니다. 자신이 행하거나 이루는 모든 것이 하느님께서 자신을 도구삼아 이루신다는 것을 아는 사람입니다. 또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연약함과 무지를 통해서도 당신의 일을 행하시므로, 어떤 순간에도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길 줄 아는 영으로 가난한 사람이 바로 하느님 나라의 행복한 철부지일 것입니다. 번민과 걱정 근심, 그리고 욕망의 회오리에 휩싸이고 말 것입니다. 세상 지식 뿐 아니라 스스로 지혜롭고 슬기롭다고 자처하는 교만은 더 큰 걸림돌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상태에서는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10,23)라는 예수님의 축복을 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행복한 철부지가 되어 주님을 기다리지 않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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