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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신부님들의 강론

~ 과달루페의 성모님 / 고 임언기 신부님 ~

 멕시코 과달루페 성모님 대성당 제단 뒤에 모셔진 후안 디에고의 망토에 새겨진 성모님

 

 

교황 비오 12세께서 미대륙(북미,중미, 남미)의 모든 국가들의 수호자로 선포하시고,

1999년 3월 25일 교황청 경신성사성에서 12월 12일을 미대륙 모든 국가의 축일로 승격시킨

과달루페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축일 미사를 올해는 미국 시애틀 한인 성당에서 봉헌했다. 

 

1531년 12월 9일부터 12일까지 멕시코의 테페야크(Tepeyac)의 언덕에서

아츠텍(Aztec) 원주민인 후안 디에고(Juan Diego)에게 원주민 여인의 모습으로 나타나셔서

모두 4차례에 걸쳐 메세지를 주셨다.

 

이때는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후 스페인이 멕시코를 정복한지

10년째 되는 해로서 원주민들은 정복자의 폭정에 시달리고 있었다.

 

발현장소는 원주민들이 신전을 세웠던 테페야크 언덕이었고,

성모님께서는 인디언의 피부를 하고, 장미빛 옷에 푸른 망토를 두르고,

두 손을 모은 채 고개를 약간 숙인 모습으로 발현하셨다.

 

후안 디에고가 성모님의 명령으로, 발현한 장소에 성당이 세워지기를 요청하는 뜻을

주교님께 전했을때, 주교님은 성모님께서 하신다는 징표를 요구했고,

성모님께서는 발현의 증거로 겨울의 산 바위위에 장미꽃들을 주셨으며,

그 장미꽃들을 망토(외투)에 담아 주교님께 보여드리기 위해 바닥에 내려 놓았을때,

그 망토에 발현하신 성모님의 모습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

 

그 망토에 새겨진 성모님의 모습을 보고서 그 자리에서 주교님은 무릎을 꿇으셨다.

 

그런데 후안 디에고의 망토(외투)에 기적적으로 새겨진 성모님의 이미지를 보면,

마리아께서는 당신이 임신했음을 보여주는 띠를 두르고 계신다.

 

멕시코 원주민들은 이것을 "마리아가 아직 낳지 않은 아들과 함께

그들에게 오셨다" 는 표시라고 받아들인다.

 

성모님께서는 "나는 평생 동정이며,하느님의 어머니임이 알려지기를 원하고,

어려울 때에 정성을 다해 나를 찾는 이들에게 나의 자비를 드러내도록

이 자리에 성당을 짓기를 바란다" 고 하셨다. 

 

올해 시애틀 한인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면서 줄곧

마리아께서 두르고 계신 그 띠에 촛점이 맞추어지면서

<임신하신 평생 동정녀>를 묵상하게 되었다.

 

부부의 자연생산력이 아닌 성령으로 말미암은 예수님의 수태, 즉

출산전도, 출산시도, 출산후도 평생 동정이신 복되신 마리아의 임신을

묵상하게 한다.

 

멕시코 원주민들만이 알아 들을 수 있는 방법으로 당신이 평생 동정이시면서도

영원으로부터 살아계신 하느님의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수태하신

구세주의 모친, 천주의 모친이시라는 사실을 증명해 주고 계시는 것이다.

 

그러기에 생명의 절대권을 가지신 주님, 생명의 주이신 주님,

태아로서 겸손되이 인간으로서의 성장 과정을 밟아가고 계시며,

성모님의 태중에 숨어 계시는 당신의 모습을 보여 주시며,

소중한 생명을 품고 있는 산모들이 결코 낙태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어머니를 통해 보여 주신다는 묵상을 했다.

 

또한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마리아께서 두르신 띠를 보고,

태아로서 성모님 태중에 계시는 에수님을 주님으로 받아들이는 믿음을

요구하신다는 묵상도 했다.

 

그것이 바로 계약의 궤요, 움직이는 감실이신 성모님안에 계신

성체이신 에수님이 아니신가?

 

성모님은 단 한번도, 태아로서 당신 태중에 성장하시는 예수님을,

산모와 태아가 하나이듯, 당신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구세주로 오신 천주 성자이심을 의심한 적이 없으시며,

항상 공경하고 흠숭하며 기도하셨다.

그러기에 성모님은 인류 최초의 성체조배자가 되신 것이다.

 

12월 8일은 성모님께서 안나에게서 원죄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라는 사실을 경축하고,

12월 25일 예수 성탄 대축일과 1월 1일 천주의 모친 성 마리아 대축일을 앞두고,

그 사이에 12월 12일 과달루페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축일이 있어서,

성모님께 관한 믿을 교리인 무염시태, 평생 동정성, 천주의 모친, 몽소 승천 교리를

잘 정리하도록 해 주는 것 같다.

 

몇년전 멕시코 한인 성당 피정 지도 해주러 갔다가, 과달루페 성모님 대성당에서 미사도 드렸고,

두 차례나 순례할 기회가 있었다.

순례자들이 성체가 현시된 곳과 위의 사진의 과달루페 성모님 성화가 모셔진 곳까지

무릎 꿇어 보속하고 고행하며 순례하는 모습이 뇌리에 남는다.

 

그리고 그 당시 자연숭배를 하던 그 사람들이 지적(知的) 우상에 빠져

태양신과 달신을 섬기던 피라미드 제단도 가 보았다.

신체 건장한 남자들을 힘겨루게 해서

최후에 남은 가장 건강한 남자의 심장을 도려내어

태양신한테 산 제물로 제사를 바쳤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가 막혔다.

 

바로 그런 시대의 무지몽매한 원주민들에게 과달루페 성모님이 발현하셔서

그들의 잘못된 미신행위와 정령숭배를 바로 잡아 주시어

태양이나 달과 같은 눈에 보이는 피조물이 아니라

성모님 배안의 보이지 않는 주님을 알아뵙게 하셨다.

그래서 그들중에 무려 800만명이 천주교 세례를 받았던 것이다.

 

나는 12월 12일 과달루페 성모님 축일을 미국에서 봉헌하면서 미대륙이 어머니의 자비로 성화되고,

사분오열된 대한민국도 하나가 되며, 조국의 평화와 평화적 통일을 위해 어머니의 전구를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