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없어더라면!
-김찬선신부-
오늘 마태오 복음의 예수님 족보를 죽 읽어 내려가는데
스알티엘이라는 이름이 새삼스러웠습니다.
말하자면 성서에서 그들에 대한 얘기가 소개되는 인물들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하는 인물들에 대해서는 읽는 것이 지루하고
그래서 읽지 않고 건너뛰고 싶었던 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아무리 역사상 미미한 존재였을지라도 이 스알티엘이 없었으면
그러니 미미함을 넘어서 죄인일지라도 존재는 의미 있습니다.
저의 선배 형제 중의 한 형제님은 술이 한 잔 들어가면
“Ens est bonum”이라는 말을 즐겨 하십니다.
또는 존재 그 자체로 선이라는 뜻인데
,
이 형제님의 해석은 아무리 형편없는 사람이라도
수도원 나가지 않고 존재해준 것만으로도 선이라는 것입니다.
실상 오늘의 우리 수도원이 있기까지
아니 오늘 제가 프란치스칸 삶을 이렇게 살 수 있기까지
남아있는 사람보다 떠난 사람이 더 많았고,
떠난 그들이 일정 기간 수도원을 버텨주었습니다.
초기 역사를 거슬러 가면 더 하여 대부분이 수도원을 떠났는데
우리 수도원 역사 안에 남아있는 분도 있지만
역사에 남기는커녕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우리나라를 지킨 무명용사와도 같은 분들.
하여 저의 혈육의 조상이든 수도원 선배든
저보다 앞 선 분들이 비록 형편없었더라도 너무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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