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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선(레오나르도) OFM

~ 내 찾는 오직 한 븐 / 김찬선 신부님 ~

내 찾는 오직 한 분

-김찬선신부-

 

한 일주일 쯤 전에 다독을 하시는 한 형제님이 책을 권하셨습니다.
제가 알기로도 아주 좋은 책이고

훌륭한 사상가이자 영성가, 종교가의 영성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그분이 권하시기도 하고 읽어두면 좋을 책이기에

읽기는 읽을 텐데 끝까지 다 읽을지는 미지수입니다
.

왜냐면 솔직히 20대 이후 어떤 책도 읽히지가 않습니다
.
한 마디로 책에서
,
또는 다른 누구에게서 무슨 모르던 것을 새롭게 발견한다던지

내가 꼭 필요로 하는 무엇을 얻게 된다던지
그런 것이 없을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
그래서 우리 형제들이 현대 신학자 누구누구에 심취하여

이 얘기, 저 얘기하는 것을 들어도 저는 심드렁합니다
.
옛날의 저를 보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

저도 한 때는 굶주린 듯이 이 책, 저 책을 많이 읽었고

사상가, 영성가, 예술가를 편력하다가 마지막에
인도 사상, 그중에서도 오쇼 라즈니쉬에 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
그러다 그것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
복음을 재발견하고

프란치스코를 통해 하느님을 다시 만나고는 깨달았습니다
.
이제 성서와 프란치스코의 글들 외에

내게 필요한 것은 더 이상 없습니다
.
다른 것들이 이런 발견을 위해 길라잡이 하였지만

찾을 것을 찾은 다음에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것이지요.

불교의 우화도 있지요
.
어떤 사람이 강을 건너야 하는데 물이 불어서 건널 방도가 없었습니다
.
방도를 찾던 중 마침 배를 발견하여 그 배로 건넜습니다
.
얼마나 고마웠던지 그 사람은 자기를 건너다 준 배를

강을 건넌 다음에도 계속 지고 다녔습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우리가 오로지 원하고, 찾고, 기다려야 할 분이 누구인지 얘기합니다
.
빛도 만드시고 어둠도 만드시는 분
,
행복도 주시고 불행도 주시는 분, 주 하느님이십니다
.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

이 세상에는 수많은 길라잡이들이 있습니다
.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자기 제자들에게 예수가 그리스도인지 알아보게 합니다
.
그 제자들에게는 세례자 요한이 예수 그리스도의 길라잡이였습니다
.
저에게는 프란치스코가 길라잡이입니다
.
다른 것을 더 찾아다닐 이유가 없습니다
.
어떤 때는 그렇기 때문에 구도열망이 식은 것처럼 느껴지고
,
너무 단조로운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습니다
.
전혀 당기지가 않으니 어쩔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