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경호(프란치스코) OFM

~ 대림 4 주간 월요일 / 기경호 신부님 ~





대림 4주 월 루카 1,39-45(15.12.21)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루카 1,43)



Mary visits Elizabeth






저 낮은 곳에서 기다리시는 주님


교회는 연인과 같은 열렬한 사랑으로 구세주의 오심을 기다립니다.


산을 뛰어오르고, 언덕을 뛰어넘어오는 노루나 젊은 사슴 같은(아가 2,8-9)

사랑하는 이는 바로 그리스도이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하느님께서는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만남을 통해 구원계획을 계속하십니다.

마리아는 천사로부터 구세주의 수태 통보를 받고, 얼떨결에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1,38) 하고 대답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 신비를 이해할 수 없어 두려웠고(1,30 참조),

처녀 잉태 사실이 알려지면 돌로 쳐 죽임을 당할 수도 있음을

 알았기에 불안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마리아는 하느님의 이끄심에 자신을 내맡깁니다.

12-15세의 어린 나이에 처녀의 몸으로 잉태한 마리아는

두려운 마음으로 천사의 말을 확인하려고 서둘러 그 멀고 험한 길을 걸어

 유다 산악 지방에 사는 엘리사벳을 찾아가십니다

(1,39).


 "더 높으신 여인이 더 낮은 여인을 돕기 위해 오시고,

마리아께서 엘리사벳에게, 그리스도께서 요한에게 오십니다."

(성 암브로시오)

마리아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자 엘리사벳 태 안의 요한이

 성모님 태 안의 예수님께서 찾아오심을 알아보며 즐거워 뛰놉니다

(1,44).


요한은 태 안에서부터 성령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1,15).


이미 시작된 구원의 기쁨은 그렇게 마리아의 수고로운 발걸음과

엘리사벳과의 소박한 만남에서 피어납니다.

성탄을 준비하며 저 낮은 곳을 향하여 스스로 내려오시고

찾아가시는 구세주의 사랑의 발걸음을 따라가야 하겠습니다.


구세주 탄생의 기쁨을 찾아가는 길은

그렇게 저 낮은 곳으로 향합니다.


 길거리로 나가 가난하고 소외되고 버려진 이들과 함께할 때

구원의 기쁨을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태 안의 두 생명의 만남으로 인류의 미래에 희망의 빛이 비치게 되었듯이

모든 만남을 소중히 여기며 그 안에 뿌려진 구원의 씨앗을 잘 키워가야겠습니다.


사소한 만남, 보잘것없어보이고 내게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아보이는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도 가난하게 오시는 주님을 볼 수 있어야겠지요.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기 위한 근본적인 자세는

사랑과 더불어 굳건한 믿음입니다.


인생이 제아무리 고달프고 절망스러우며, 두렵고 불안해도

 불가능이 없으신 하느님을 믿고, 보지 않고도 믿는

확고한 신앙으로 주님을 기다려야겠습니다.

사랑의 주님께서는 내가 고통을 당하며 힘들어하고, 오해받고 시련을 당할 때

, 절망하고 좌절할 때일수록 더 간절하게 우리를 기다리시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하느님의 마음입니다.


 각박하고 힘든 시기이지만 다 함께 손을 맞잡고 서로에게

작은 사랑의 난로가 되어주며 우리를 기다리시는

주님의 구유 앞으로 나아갑시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