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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욱현 신부님

~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 첫순교자 성인 / 조욱현 신부님 ~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복음: 마태 10,17-22: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아버지의 성령이시다

오늘은 성탄을 지낸 후 첫 날인데 스테파노 성인의 순교를 기념하고 있다. 이것은 교회가 예수님과 복음을 위하여 교회 역사에서 첫 번째로 자신의 생명을 바쳐 주님의 사랑을 증거하신 스테파노 성인을 기념하는 날로 정하였다.

스테파노는 사도들을 도와 일했던 성령과 지혜로 가득 차 존경을 받던 일곱 부제 중의 한 사람이었다. 스테파노는 성령이 충만한 분으로서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증거하였고, 주님의 수난을 몸으로 체험한 분이시다.







오늘 독서에서 들었듯이 “주 예수님, 제 영혼을 받아 주십시오!”(사도 7,59), “주님, 이 죄를 저 사람들에게 지우지 말아 주십시오!”(사도 7,60)라고 자신을 박해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신 분이시다. 이리하여 스테파노 성인은 그리스도인의 표상으로 칭송을 받으신다.

교회는 어느 시대에나 또 어디서나 박해를 받으며 살아왔다. 때문에 그리스도 신자들은 복음과 신앙 때문에 고발을 당하였고 죽음을 당하였다. 그러나 많은 순교자들이 법정에서나 형장에서 박해하는 사람들에게 당당히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였고, 그들의 변론은 현장에 있던 박해자들을 감동시키고 반론을 펴지 못하게 한 적도 많았던 것을 우리는 기록을 통해서 알고 있다.

그것은 자신의 굳은 믿음과 순교를 통하여 그리스도 예수를 가장 완전하게 닮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순간순간을 항상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자세를 잃지 않고, 모든 어려움에 무릎을 꿇는 것이 아니라, 용감히 이겨나가려는 굳센 의지로 하느님 안에 살려고 했기 때문에 순교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너희를 의회에 넘기고, 회당에서 채찍질 할 것이다.”((17절) 유다인들은 이렇게 하는 것이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한 일인 양, 회당에서 그들을 채찍질 할 것이다. 기도와 찬양을 바치고 성경을 읽는 그곳에서 사도들을 처벌할 것이다. 사실 사도들이 겪은 고통은 하느님께 바치는 희생 제물이었다.

“형제가 형제를 넘겨 죽게 하고 아버지가 자식을 그렇게 하며, 자식들도 부모를 거슬러 일어나 죽게 할 것이다.”(21절) 한 집안의 가족들이 서로 다툴 것이다. 이것은 꼭 가족들이라는 말이 아니라, 인간은 부모와 친척으로 불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에는 사람들이 일치하고 있었지만, 이 믿음 때문에 사악한 믿음과 충돌한다는 뜻이다. 그 사악한 믿음 앞에서 우리의 신앙을 증언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을 조심하여라.”(17절)고 하신다. 왜냐하면 모든 악 가운데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장 악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려 하셨기 때문이다. 인간이 동물보다 더 잔인하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것은 동물에게는 이성이 없기 때문에 동물의 잔인함은 인간의 잔인함에 못 미친다. 이성적인 인간이 잔인하게 굴면, 그 잔인함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22절) 앞으로 신앙생활을 해 나가면서 만나게 될 사람들은 아마 이러한 사람들이라고 하시는 것 같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시작은 많이 하지만 끝에까지 가는 이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은총으로 하느님께 속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아무도 끝까지 견디어 낼 수 없다.

영광스러운 것은 어떤 좋은 일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좋게 끝맺는 것이다. 이것은 하느님의 은총으로 그 끝에 이를 수 있다. 우리는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되었으니 과거를 돌아보지 말고 우리의 마지막을 생각하라고 하신다.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라고 하시는 이유이다. 우리의 마지막 순간까지의 신앙을 묵상하고 항구하여야 한다는 말씀이다.

이러한 삶 속에 성령의 도우심이 있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할까?’ 하고 미리 걱정하지 마라. 때가 오면 너희가 해야 할 말을 일러주실 것이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성령이시다”(19-20절)라고 말씀하신다. 즉 사도들은 하느님의 영 없이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할까?’하고 걱정하는 것은 ‘내가 무엇을 알고 있는가?’하고 우리가 가진 지식으로 해결하려는 자세를 말한다. 그러기에 자신감이 없어지고, 나에게는 신앙심이 없다고 자책을 한다.

그러나 매 순간을 우리의 몸으로 구체적인 실천을 통하여 우리가 신앙과 복음을 깨닫게 된다면, 우리 안에서 모든 것을 함께 하셨던 성령께서 우리에게 하여야 할 말을 깨우쳐 주실 것이다. 이것을 믿고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의 나 자신과의 싸움을 충실히 해 나가야 한다.

신앙은 연말에 크리스마스를 지내는 것 같이 평화스러운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스테파노 순교축일을 지내는 것으로 알려주듯이 강철과 같이 강해져야 함을 말하고 있는 오늘의 축일의 의미를 우리는 깊이 생각하여야 한다. 하느님 나라로 가는 길은 많은 역경과 난관이 있으며, 이에 대처하는 우리 신앙인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하느님을 떠나도록 주위에서 온갖 방법으로 우리를 박해하고 있는 이것들을 잘 이겨나갈 수 있도록 깨어있는 삶을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