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공현 후 목 루카 4,14-22ㄱ(16.1.7)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형제도 사랑해야 합니다.”(1요한 4,21)
♣ 사랑해야 하는 진짜 이유 ♣
인간은 하느님의 사랑으로 지음 받았기에 사랑을 위해 사랑으로 살아갑니다. 사랑을 주고받을 때는 그렇게 기쁘고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영원한 사랑을 갈망합니다. 그러나 세상에 사랑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도 흔치 않습니다. 사랑은 돈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을 내어주어야만 하기 때문이겠지요. 왜 사랑하는지 모른 채 사랑한다고 착각하거나 의무감에서 사랑을 흉내내는 이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사람들은 인간 자체가 아니라 아이돌처럼 잘 생긴 외모, 호흡이 잘 맞는 성격과 취향, 학벌, 건강, 재산 등의 조건들을 매우 중요시 합니다. 그 사람이 없으면 죽을 것 같아서, 존재 자체가 좋아서가 아니라 상대방이 지닌 것들이 앞으로의 삶에 유익하기 때문에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결코 행복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기에 그분을 사랑하고 (1요한 4,19), 하느님을 사랑하기에 이웃을 사랑해야 하는 것입니다 (4,21). 한마디로 인간적인 조건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 때문에”(propter Dei), “하느님 사랑 때문에” 서로 사랑해야 하는 것입니다. 싫거나 미운 사람, 실망과 좌절감을 안기는 사람, 스트레스나 상처를 주는 사람, 해를 끼치고 박해하는 사람, 자주 쏙썩이는 가족, 공공의 적과 원수까지도 사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적 약자를 사랑해야 하는 까닭도 그들의 조건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재물과 권력이 아니라 말구유의 가난으로 우리를 사랑하신 하느님의 사랑으로 그 누구도 차별하거나 배척하지 않고 사랑해야겠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루카 4,18-19) 주님으로부터 파견되셨음을 강하게 의식하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자비를 선포하는 소명을 받고 파견된 첫 선교사인 셈입니다. 사랑은 목적 성취가 아니라 조건없는 내어줌을 위한 파견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내가 기대하고 원하는 사람, 내가 원하는 때와 장소에서 사랑을 베풀기 위해 사는 것이 결코 아님을 명심해야겠습니다. '하느님 때문에' 사랑하며 사는 것이 우리의 소명입니다. 참 사랑은 나 자신이나 상대방의 조건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 때문에', '상대방의 존엄한 인격 때문에' 사랑하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도 내가 사랑하는 진짜 이유를 돌아보며 다시 시작하는 은총의 때가 되길 희망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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