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2주 화, 마르 2,23-28(16.1.19)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다.”(마르 2,27)
♣ 사람을 살리는 사랑의 법 ♣
예수님께서 5-6월경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질러가실 때, 그분의 제자들이 밀이삭을 뜯기 시작했습니다 (2,23). 당시 율법에 따르면, 곡식밭에서 낫을 대지 않고 손으로 이삭을 잘라먹을 수 있었기에 문제될 것이 없었습니다 (신명 23,26). 해석에 따라(미슈나 샤바트 7,2) 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느냐고 예수님께 시비를 겁니다 (2,24). 그러자 그분은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은 아니다”(2,27) 하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창조 의지에 대한 통찰 위에서 이런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법과 제도는 인간이 있기에 만들어진 것이고, 인간을 위해서만 존재합니다. 이것은 유가(儒家)의 인치(人治)의 근본 원리이자 한민족의 전통이기도 합니다. 수단이나 도구가 될 수 없는 건 당연합니다. 인간이야말로 늘 법에 우선하며, 법을 초월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사람 위에 법이 군림하게 된다면 그것은 무지비한 권력일 뿐이며 비인간화를 초래할 것이 뻔합니다. 따라서 그런 법이나 제도는 없어져야 마땅합니다. 그는 엄격한 가난을 요구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이들은 신발을 신을 수 있으며 (2,15), 자발적으로 단식해야 하지만 원하는 사람은 지킬 의무가 없다고 합니다 (3,6). 법보다 각자의 고유한 인격을 존중하며 자유롭게 복음을 살도록 배려한 것입니다. 형제자매들을 도외시하거나 차별하는 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이는 모든 과정에서 꼭 기억해야 할 혼(魂)과 같습니다. 법과 제도를 제정할 때에도 인간을 위하고 참 자유를 살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그것을 적용할 때에도 인간을 살리는 쪽으로 해석해야 할 것입니다. 규범주의에 따른 창의성의 결핍, 원리원칙을 강조함에 따른 관대함의 부족과 같은 함정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깨어있어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인간을 첫 자리에 놓는 확고한 인간 존중의 사고와 모든 법과 제도의 혼은 사랑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서로의 존엄함을 침해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특히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법 앞의 불평등과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가 심각한 오늘의 한국 상황에서 신앙인들부터 각성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서로를 사랑으로 품고 존중하는 사람 냄새 풍기는 오늘이길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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