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3주일 루카
1,1-4; 4,14-21(16.1.24)
“주님께서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루카 4,18)
♣ 말씀의 힘을 믿고 다시 시작하는 삶 ♣
율법학자인 에즈라는 유배에서 돌아와 성전 재건을 마친 이스라엘 회중들에게 율법서의 말씀을 읽어 줍니다. 말씀은 들은 온 백성이 눈물을 쏟자 그는 다음과 같이 위로합니다. “오늘은 하느님께 거룩한 날이니, 슬퍼하지도 울지도 마십시오. 주님께서 베푸시는 기쁨이 바로 여러분의 힘이니, 서러워하지들 마십시오.” (느헤 8,9.10)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키러 오셨다고 말씀하시며, 이 말씀이 오늘 이루어졌다고 하십니다 (루카 4,18-19.21). 우리는 하느님을 갈망하면서도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말씀을 멀리하고 제멋대로 살아가곤 합니다. 건강하고 재력이 생기고, 학식을 쌓고 주변 사람들과 교회 공동체 안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하면 쉽게 주님을 잊어버리곤 합니다. 또 참으로 소중한 '우리'임을 망각한 채 자기앞만 보며 살기도 합니다. 때로는 원치 않는 고통과 시련을 겪거나 병을 앓을 때, 대인관계가 뒤틀리고 오해를 받을 때, 사업 실패나 가정 문제로 위기를 겪을 때 하느님을 찾고 그분께 의탁하기보다는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려고 애쓰기도 합니다. 그렇게 절망과 자만 사이에서 헤매곤 합니다. 주님 앞에 우리가 지녀야 할 태도는 무엇일까요?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길 줄 알아야 합니다. 신앙인들에게 있어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일뿐입니다. 따라서 어떤 상황에서도 가난한 이들에게 기쁨과 치유와 해방을 주기 위해 오셨음을 믿어야 합니다. 억압받는 이와 함께하며 기쁨과 해방을 선포해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그리스도의 똑같은 지체들이기에 가장 연약한 지체마저도 소중히 여기며 살아야 합니다 (1코린 12,23).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향한 폭력, 차별,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배타적이고 공격적인 태도를 극복해야 합니다. 말씀의 힘을 믿고 공경해야 합니다 (느헤 8,5). 그들은 에즈라가 말씀을 선포하며 찬양하자 ‘귀를 기울였으며’(8,3), ‘아멘, 아멘’ 하고 응답하고(8,6), 그런 다음에 무릎을 꿇고 땅에 엎드려 주님께 경배합니다 (8,6). 결국 그들은 감격하며 참회의 눈물을 쏟습니다. 살다보면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고 고통을 겪거나 예기치 않은 위기 상황과 소외 상태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주님의 말씀의 힘을 믿고 경청하며, ‘다시 시작하며 응답하는 것’입니다. 다시 시작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용서받지 못할 죄임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겸손하게 인정하며, 기쁨이 되어주시고 해방과 치유를 선사하시는 주님께 나아가고, 다른 이들과 '함께하며' 생명이신 말씀을 증거하는 희망의 날이 되길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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