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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경호(프란치스코) OFM

~ 주님 봉헌 축일 / 기경호 신부님 ~



주님 봉헌 축일 화,

 루카 2,22-40(16.2.2)

“예수님의 부모는 아기를 주님께 바쳤다.”(루카 2,22)



The presentation in the temple




기꺼이 모두를 되돌리는 아름다운 봉헌

오늘은 성모님과 성 요셉이 40일 전에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을

율법에 따라 성전에 봉헌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예수님의 봉헌은 하느님의 우리를 향한 봉헌의 요약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고 사랑의 숨결을 거저 부어주시는 주님께서

봉헌되신 이 거룩한 날 나의 봉헌의 의미를 되새겨 보아야겠습니다.

주님의 제자들인 우리의 봉헌은 예수님의 봉헌을 본받아야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부모의 손에 의해 봉헌되셨고,

하느님의 뜻에 자신을 내맡기며 끝까지 순종하셨습니다.


 우리도 세례나 수도축성, 사제 축성을 통하여

삶을 하느님께 봉헌했습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거룩함에 참여한 봉헌된 사람답게

하느님께 자신을 내맡길 줄 알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목숨까지 바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봉헌의 목적과 방향은 내가 아니라 타인이며,

내 이익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선(善)입니다.


봉헌의 유일한 목적은 사랑입니다.

많은 기부를 하고 봉사활동을 하며 자신의 업적인 양 자랑하고

 좋은 사람으로 평가받으려 한다면 그것은 봉헌이 아닙니다.

무엇을 하든 하느님과 하나 되어,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을 위해서

실행하는 것이 봉헌을 사는 이들다운 삶의 방식입니다.


 “금과 은처럼 정련하여, 주님에게 의로운 제물을 바치게 하리라”(말라 3,3)는

 말씀처럼 늘 대가나 인정을 바라지 않는 순수한 마음으로

 의롭게 봉헌해야 합니다.


필요하고 다급할 때만 주님을 찾고 이용하려들지 말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 전부를 내놓으셨습니다.

믿는 이들의 봉헌 또한 일부가 아니라 전부를 기꺼이 되돌려야 하며

자신을 위해 아무것도 남겨두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든 것을 거저 받았기에 그것을 남김없이 되돌릴 때

영원한 생명과 행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참다운 봉헌에는 희생이 따릅니다.


시메온의 고백처럼, 예수님께서는 ‘반대 받는 표징’이 될 것인데

(2,34),


그분과 함께 구원의 여정을 시작한 성모님의 고통은

십자가 밑에 이르러 절정에 이릅니다.


우리의 봉헌은 예수님의 구원의 희생에 전인격적이며

항구하게 동참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내맡긴다는 것은 우리를 창조하시고 끊임없이 사랑과 선을 주시는

 하느님께 자신의 전 존재를 배타적으로 유보하는 것입니다.


봉헌이란 그렇게 내 삶을 생명이요 의미이신 그분께

온전히 내맡김으로써 그분 안에 머무는 것입니다.


이런 뜻에서 봉헌이란 하느님을 얻기 위한 과정이요

그분과 일치하기 위한 필연적인 길입니다.

봉헌의 삶을 사는 자세는 충실하고 헌신적이어야 합니다.


 “의롭고 독실하며 이스라엘이 위로받을 때를 기다렸던”

(2,25)


 시메온과 “성전을 떠나는 일 없이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겼던”(2,37) 한나와 같은 자세야말로

봉헌을 사는 이들의 귀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이 바로 지극정성으로 봉헌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 모두 이 축일에 불의와 고통, 차별과 비참함이 넘치는 세상 한복판에서,

기꺼이 자신 전부를 사랑으로 되돌림으로써

예수 그리스도를 재현하는 봉헌의 삶을 더 충실하고 헌신적으로

 살아내도록 다짐해야겠습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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