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5주 수, 요한 8,31-42(16.3.16)
“너희가 내 말 안에 머무르면,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8,31-32)
♣ 자유를 선사하는 주님의 영과 사랑 ♣
개별성과 고유성의 존중을 강조하는 포스트모던 사회에서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종속되거나 구속받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누구나 자유와 해방을 갈망하지만 하느님과 관계없이 추구하는 자유는 스스로를 구속하는 굴레일 뿐입니다. 진정한 자유는 하느님께서 선물로 주시는 영혼의 해방입니다. 편견과 속박과 같은 인간적인 실존의 굴레에서 벗어나 영원한 생명에 참여하는 자유입니다. 자유는 이 세상의 비(非)구원 상태로부터 해방되는 자유로서 미래의 약속일 뿐 아니라 지금 여기서 이루어지는 구원도 가리킵니다. 참 자유는 주님 안에서의 자유입니다. 자유를 누릴 수 있는지 가르쳐주십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을 믿는 유다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내 말 안에 머무르면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된다. 그러면 너희가 진리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8,31-32) 먼저 그분의 말씀 안에 머물러야 합니다. ‘예수님의 말씀 안에 머문다’는 것은 그분의 말씀에 따라 살아가는 것 이상으로 그분과의 인격적이며 친밀한 관계를 이루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예수님과의 끈끈한 인격적 친교를 이루고, 그분의 ‘말씀’을 들어 간직하고 실제 삶으로 실천할 때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됩니다. 우리는 하느님이 아닌 세상 것에 애착을 두고 살아가면서 실천은 하지 않고 말로만 사랑을 말하며 말씀 ‘바깥’을 배회하며 살아가는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 인격 전체가 그분과 친밀한 관계를 갖는 것입니다. 정말 깊고 친밀한 관계에 있다면 늘 그분을 생각하고 그분의 뜻대로 행동하고, 그분의 마음으로 느끼지 않고는 못 배기겠지요. 말씀 안에 머묾으로써 제자가 될 때 진리를 깨닫게 되고, 그 진리가 자유롭게 할 것이라고 하십니다 (8,31-32). 여기서 말하는 ‘진리’는 하느님께서 인간 구원을 위해 계시해주시고 예수님을 통해 드러난 가르침을 말합니다. 성령은 곧 진리이시며(1요한 5,6), 진리는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말씀 안에 머물며 주님께 뿌리를 두고 주님의 영과 사랑을 추구해야 합니다. 영혼의 해방을 가져다주는 것은 현세 재물이나 권력, 엇나간 욕망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결정적으로 드러난 사랑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먼저’ 사랑이신 분을 믿고 말씀을 받아들여 간직하고 실천함으로써 진리를 깨닫고 자유를 체험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해방이 아닌 구속을 가져다줄 뿐임을 다시 상기하며, 믿음 안에서 마음껏 주님의 사랑을 노래하는 자유로운 오늘이길 바랍니다. |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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