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7주 월요일: 세상을 이기는 삶
복음: 요한 16,29-33: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이제는 드러내 놓고 이야기하시고 비유는 말씀하지 않으시는군요.”(29절) 제자들은 스승님의 말씀을 알아듣는 것 같이 이야기 하지만 실제로는 자기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를 알지 못하고 있다. 예수님께서 지난 토요일 복음에 “아버지에 관하여 드러내 놓고 너희에게 알려줄 때가 온다.”(16,25)고 하셨는데 그때는 아니다. 주님께서는 여전히 비유로 말씀하시지만 그것을 알아듣지 못하고, 자신들이 그분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아직 성령을 받지 못하였고 그분을 체험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스승님께서 모든 것을 아시고, 또 누가 스승님께 물을 필요도 없다는 것을 이제 알았습니다.”(30ㄱ절) 선생님이 학생들을 가르칠 때는 묻기도 하고 질문도 받는다. 묻기도 하고 질문도 받는 것은 학생들이 더 많이 알게 하려고 그렇게 하는 것이다.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묻는 것이지 자기가 알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그분께 물어볼 필요가 없었다. 그분은 제자들이 묻기도 전에 그들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계셨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람의 생각을 아시는 것은 주님께는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러기에 “이로써 저희는 스승님께서 하느님에게서 나오셨다는 것을 믿습니다.”(30ㄴ절)고 한 것이다.
“이제는 너희가 믿느냐?”(31절)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물으심으로써 제자들이 나약한 어린애라고 하시는 것이다. 앞에서 그들은 믿는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믿지 않으며 당신의 말씀을 받아들이지도 않는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다. 제자들이 스승님께서 잡혀가시자 행동으로 그분을 버렸으며, 믿음마저도 버렸다. 제자들은 혼란에 빠졌고 지금 믿는 것조차 버렸다. 제자들은 완전히 절망에 빠져 자기들의 믿음이 죽게 했다. 이렇게 하여 그들은 그분을 떠나게 되어 그분을 일이보지 못하고 만다. “너희가 나를 혼자 버려두고 저마다 제 갈 곳으로 흩어질 때가 온다. 아니, 이미 왔다. 그러나 나는 혼자가 아니다.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 계시다.”(32절)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너희가 내 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려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33절) 제자들은 총독들과 임금들 앞으로 끌려가 온갖 형벌을 받을 것이다. 그들이 잘못을 저질러서가 아니라, 그분의 이름 때문에 그렇게 된다고 하신다.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고백은 언제나 지배자들의 격노를 불러 일으켰다. 아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어도 사악한 범죄자를 대하듯 그들에게 온갖 형벌과 고문을 가한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도 순교자들은 언제나 평화를 누렸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늘에 오르신 뒤 제자들이 성령을 받은 후에는 제자들이 그분 안에 머물며 평화를 누리게 된다. 그때에 그들은 환난을 받으면서도 그분을 버리지 않았다. 이 고을 저 고을로 피해 다녔지만 결코 그분을 배반하지 않았다. 박해를 당하지만 그분에게서 달아나는 도망자가 아니라, 오히려 그분을 피난처로 삼고 그분 안에서 평화를 누렸다. 성령을 받았을 때, 그분 안에서 즐거워하며 더욱 용기를 내었기 때문이다. 이 평화를 얻게 하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의 궁극적 목적이었다. 이 평화는 끝이 없을 것이고 모든 선행과 선의는 이 평화를 위한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고 하신 덕분에 우리는 놀라운 평화를 누리며 용기백배한다. 그리고 그분은 참으로 세상을 이기셨다. 그래서 우리는 살게 되었다. 우리가 말씀을 모른다는 것은 두려움 때문에 선을 행하지 않는 것이고 그분을 팔아넘기는 것은 의도적으로 죄를 짓는 것이다. 덕을 위해 이겨낸 모든 환난의 결과는 기쁨이며, 모든 수고의 결과는 안식이며, 모든 치욕의 결과는 영광이다. 즉 덕을 위한 모든 고난의 결과는 하느님과 함께 있는 것이다. 영원히 그분과 함께 머물며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것이다.
세상을 이기며 참된 평화를 누리는 삶을 살아가도록 주님께 도움을 청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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