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마티아 사도 축일: 하느님 안에 사는 삶
복음: 요한 15,9-17: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오늘의 복음은 포도나무와 가지의 비유를 더욱 발전시키고 있다. 즉 그리스도께 대한 결속과 공동체적 차원에서 그리스도께 일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님께서는 이에 대해 당신의 깊은 뜻을 말씀하신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9절).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 같이 서로 사랑함으로써, 그분과 일치하고 그분 안에서 살아가야 한다고 하시는 것이다.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10절) 우리가 사랑의 관계로 살아간다면 우리는 그분 안에 머무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이 없이는 은총도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주님께서는 비록 떠나시지만 사랑으로 가지와 포도나무처럼 그들과 함께 계심을 말씀하신 것이다. 그러기에 그분의 가르침을 따라 살며, 그분과 튼튼히 연결되어 있어야 함을 말씀하신다.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11절)라는 것이다. 우리 안에 있는 기쁨이란 우리가 그분의 기쁨이라는 것이고 그 기쁨이 충만해 진다는 것은 참으로 우리가 그분과 친교를 나눈다는 의미이다. 우리 안에 있는 그분의 기쁨은 은총이며, 그것이 또한 우리의 기쁨이기도 하다. 이 기쁨은 우리 신앙인들 모두가 언제나 간직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기쁨은 하느님 안에서만 가질 수 있다. 그 기쁨을 갖기 위해서는 사랑을 통해서만이 가능한 것이다. 사랑을 하면서 가질 수 있는 것이기에 우리는 계속 나 자신과 싸워야 한다. 나를 이길 때 그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12절) 이것은 외적으로만 머물러 있게 되면 사랑의 증거가 될 수 없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셔서 십자가 위에 죽으셨듯이 우리의 사랑도 구체적이어야 하는 것이다. 주님께서 계명이라고 하신 것은 우리를 '당신의 사랑스러운 자녀'로, '친구'로 삼아주셨다는 사실을 늘 새롭게 의식하려는 삶 속에서 실현 시켜야 하는 것이라는 말씀이다. 이 계명을 잘 지키려 할 때에 다른 계명들도 잘 지킬 수 있다. 이 사랑의 계명 안에 다른 모든 계명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13절) 이것은 사랑의 의무에 대한 완벽한 표현이다. 이 사랑의 의무가 삼위일체적 사랑의 관계 안에서 제시되기 때문이다.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은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보여주신 사랑으로, 아들은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 십자가 위에서 당신의 목숨을 바치심으로 아버지께 사랑을 드렸던 것이다. 이 같은 사랑을 우리도 형제들에게로 향하도록 하여야 한다. 이것이 예수님의 사랑 안에 머무는 것이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을 실천하면 너희는 나의 친구가 된다. 나는 너희를 더 이상 종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부르겠다. 종은 주인이 하는 일을 모르기 때문이다."(14-15절)라고 하셨다. 우리가 그분의 친구라면, 우리도 그분과 같은 사랑을 하여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미 그리스도께서 당신 자신을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어야 할 사랑의 모델로서 보여주셨다.
그러기에 우리는 주님께로부터 선택을 받은 사람들이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있게 하려는 것이다."(16절) 하셨다. 우리는 주님의 이런 사랑을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드러내야 한다. 참된 사랑이란 다른 사람의 칭송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심 없이 주고 또 아무런 대가도 없이 베풀 줄 아는 것이다.
이 사랑은 그저 베푸는 사랑이다. 주님께 선택받은 자들로서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15,5)고 하신 주님의 말씀대로 그분과 일치하여 그분이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도 사랑의 능력을 갖추어 그분 안에 남아있게 될 것이다.
주님의 사랑과 같이 사심 없이 베푸는 그리스도인들의 사랑은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 우리의 사랑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의 상태에 머물러 있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을 변화시켜 그들도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시키기 위한 것이다. 우리의 사랑은 그리스도적인 사랑일 뿐 아니라, 그리스도화로 이끄는 사랑이다.
오늘 복음은 '전교'에 관한 말씀으로 마치고 있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있게 하려는 것이다."(16절). '열매를 맺는다.'는 것은 그리스도의 사랑이 모든 사람들 가운데 선포되고 널리 퍼져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끼리 주고받는 사랑으로는 족하지 않다. 우리의 사랑이 보편적인 표지가 되어, 마침내 모든 사람이 말로만이 아니라 매일의 삶을 통하여 그리스도 안에 형제적 공동체를 이룰 수 있게끔 하여야 한다.
참으로 우리가 주님의 사랑 안에 남아 있어 하느님 아버지와 깊이 일치되고, 주님을 통하여 그분의 사랑과 은총을 받으며, 우리는 또한 다른 사람에게 열려진 신앙인으로 썩지 않을 열매를 맺는 삶이 되도록 주님의 은총을 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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