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가톨릭교회와 정교회, 개신교를 흔히 형제 교회라고 해요. 이들은 한 아버지인 하느님을 섬기지만, 교회 역사 2000년 가운데 절반의 세월을 갈등해왔어요. 그리스도교 일치 주간(18~25일)을 맞아 한 뿌리에서 났지만, 갈라져 지내온 형제 교회들에 대해 알아보려고 해요.
| ▲ 1964년 가톨릭과 정교회 간의 화해의 선물로 정교회 측이 선물한 이콘화. 왼쪽이 베드로 사도, 오른쪽이 안드레아 사도이다 |
교회 분열
그리스도교는 왜 분열했을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로마의 역사를 잠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요. 6~8세기 동로마제국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대제는 황제가 교회의 수장을 겸하는 '황제교황주의'를 따랐어요. 서로마제국 멸망과 게르만족의 대이동 등으로 혼란에 빠진 이 시기 가톨릭교회에서는 교황이 교회의 수장이자 정신적 지주로 부상하게 됐지요. 정치적 대립까지 겪게 된 동ㆍ서로마는 종교의식과 교리도 충돌했죠. 그러던 중 1054년 당시 비잔틴 제국 수도인 콘스탄티노플(지금의 터키 이스탄불) 총대주교 케룰라리우스는 로마 가톨릭교회의 교리를 전면적으로 비난하고 나서기에 이르게 돼요. 성상 파괴 문제와 함께 신학적 논쟁까지 일면서 마찰은 가속화되기에 이르렀어요. 당시 레오 9세 교황은 이에 분노해 케룰라리우스를 파문했고, 교황의 수위권과 무류성을 부정하며 그리스 정교회를 세워요. 로마를 중심으로 교황이 이끄는 서쪽의 가톨릭교회와 동쪽의 정교회로 나뉘는 순간이에요. "로마의 교황은 '이교도의 대왕'이다." 세계 정교회의 최고 권위를 지닌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는 교황을 이렇게 비난했고, 이 같은 갈등은 1204년 제4차 십자군이 정교회의 근거지였던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고 몰락에 이르게 함으로써 최고조에 달하게 돼요. 정교회와 개신교 1054년 가톨릭에서 떨어져 나온 정교회는 독자적인 전통과 전례를 지키고 있는 동방 교회들을 총칭해요. 정교회 본거지였던 콘스탄티노플이 1453년 오스만 터키에 의해 함락되자 정교회 중심은 러시아로 옮겨졌어요. 러시아 정교회가 탄생한 배경이죠. '올바른 믿음을 가진 교회'라는 뜻에서 정교회(正敎會)라 부르는 이들은 하지만 그리스, 루마니아, 알바니아 등 각 나라의 정교회가 독립을 선언하면서 국가별 정교회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요. 그 후 460년쯤 뒤. 1517년 가톨릭교회 교리와 교회 현주소를 비판하며 등장한 이들이 등장해요. 루터와 칼뱅 등 종교 개혁가로 불린 이들은 가톨릭에 대한 '항의자'(Protestant)라는 의미에서 '프로테스탄트' 교회를 세웁니다. 신학적 견해를 달리하는 교파가 끊임없이 생겨났고, 현재 500여 개 교파가 세계 곳곳에서 활동 중이죠. 대표적 교파로 장로교ㆍ감리교ㆍ침례교ㆍ루터교ㆍ구세군 등이 있어요. 17년 후인 1534년 영국 헨리 8세 국왕은 교황에게 낸 왕비와의 결혼 무효소송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자신을 교회 수장으로 한 (영국) 성공회를 세우면서 또 다른 새로운 형제교회가 생겨나기에 이르죠. 닮은 듯 다른 형제들 정교회 교리는 가톨릭과 비슷한 점이 많아요. 정교회도 일곱 성사를 그대로 보존하고, 성인을 공경하고 있어요. 성직이 주교ㆍ사제ㆍ부제로 나뉘는 것은 가톨릭과 같지만, 사제가 결혼할 수 있다는 점은 가톨릭과 결정적인 차이점이에요. 율리우스력을 주로 쓰는 정교회는 예수 부활 대축일과 예수 성탄 대축일 날짜가 가톨릭과 달라요. 개신교는 마리아 교리와 성사, 연옥 교리를 인정하지 않고 오직 성경만 받아들이고 있어요. 성공회 또한 사도신경과 니케아신경을 인정하는 등 많은 부분이 가톨릭과 비슷하지만, 사제 독신의 의무가 없고, 성경도 개신교처럼 구약 39권, 신약 27권만 인정하고 있어요. 일치와 화해를 향한 노력 형제들의 오랜 분열은 서서히 일치의 바람을 불러오기도 했어요. 20세기 후반 들어 가톨릭 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열고 동방 교회와의 일치를 위해 힘쓰기 시작해요. 교회 분열 911년 만인 1965년 바오로 6세 교황은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인 아테나고라스 1세를 예루살렘에서 만납니다. 이때 동서 교회 분열에 의한 상호 파문을 철회하는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어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동ㆍ서 교회 간 대화에 더욱 힘써 1979년 이스탄불을 방문하고, 가톨릭-정교회 합동 위원회 구성을 이끌어내기도 했어요. 2000년 대희년 때에도 시나이와 예루살렘을 순례하는 동안 교황은 동방 교회들과의 일치를 주제로 대화를 시도했죠. 1978년 이후부터는 해마다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에 양측 교회 대표단이 만남을 이어오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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