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의 셋째 언니인 셀리나 수녀는 말합니다.
“잘 해낼 수 없어 보이는 싸움에
완전히 낙담하고 심적으로 격앙되면
나는 데레사 수녀를 찾아가 말했습니다.
‘이번엔 불가능해. 나는 견딜 수 없어!’
그러면 데레사 수녀는 내게 말했습니다.
‘놀랄 일도 아니지요. 우리는 난관을 극복하기엔
너무나 작은 존재이니까요.
우리는 저 아래 밑바닥으로 빠져 나와야 해요.’
그리고는 우리의 어린 시절에 있었던
일을 상기시켰습니다.
옆집에서 있었던 일이었는데,
말 한마리가 정원으로 가는 길을
가로 막고 있었습니다.
어른들이 다른 길을 찾고 있을 때,
우리의 어린 동생은
그 짐승의 다리 사이를 지나 빠져 나가는 것이
제일 쉽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동생은 먼저 그 밑을 빠져 나가서는
내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나도 동생을 따라 밑으로 빠져 나갔습니다.
우리의 몸집이 작았기 때문에 많이 굽히지 않고서도
우리의 목적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작으면 이게 장점이야’ 라고
동생은 결론지었습니다.
‘작은 사람에게는 장애물이 없습니다.
작은 사람들은 어디에서나 빠져나갈 수 있지요.
큰 사람들은 중요한 문제들을
어렵지 않게 넘어갈 수도 있고,
어려움이 생기면 심사숙고하며 기도하거나
자신의 덕행으로
모든 것을 쉽게 이겨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처럼 아주 작은 사람들은
큰 사람들과 똑같이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우리는 밑으로 해서 빠져나가야 합니다.
밑으로 빠져나간다는 것은
모든 것을 심각하게 바라보지 않고
거기에 너무 빠져들지 않는 것입니다.
사물의 아래로 빠져나가는 것, 그것은
그 사물들을 화나게 할 만큼
빤히 쳐다보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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