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이 끝나고 신경을 함께 고백할 때
우리는 그 의미를 확실히 알고
고백하는 것이 좋다.
신경을 통해 우리는 신앙의 결단을 고백한다.
'믿나이다'라고,
이는 단순한 암송이 아니다.
결단이요, 고백이며 선포이다.
믿는 바를 그대로 살겠다는 의지의 표명인 것이다.
또한 신경은 전적으로 우리 자신을 배제하고
우리의 모든 관심을 창조주께 집중한다는
의미에서 가장 순수한 기도이다.
"내가 믿사오니 믿는 바 그대로 내 안에,
내 삶에 이루어지게 하소서"하고
바치는 기도인 것이다.
그런데 (사도)신경은
"나는 신(의 존재)을 믿는다(라:Credo Deum)"라고
'머리'로만 믿는 믿음을 고백하지 않는다.
사도신경의 고백에는 '믿는 이'와
'믿는 대상'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나타내는 'in'이 들어가 있다.
'크레도 인 데움(Credo in Deum)'
이 표현에는 하느님께 대한 신뢰와
의탁이 담겨 있다.
이는 욥이 궁지에 몰렸을 때 마지막 보루로
하느님께 대한 절대적 신뢰를 붙들고
늘어진 것과 흡사한 의미를 지닌다.
"나는 믿나이다. 나의 변호인이 살아 있음을!
나의 후견인이 땅 위에 나타나리라"
(욥19,25:공동번역).
그러므로 '믿나이다'라고 고백하는 것은,
욥이 자신의 운명 전체를 '변호인'이요
'후견인'인 하느님께 전적으로
의탁하였듯이 꼭 그렇게
하느님을 온전히 신뢰하는 것을 의미한다.
욥의 신앙고백에
욥의 삶의 무게가 실렸듯이,
"나는 믿나이다, 하느님을"이라고 하는
우리의 신앙고백에도
우리의 삶의 무게가 실려야 한다.
즉 내 삶의 온갖 물음, 회의, 실패, 절망 등에
대한 대안이요 보루로서
하느님이 고백되어야 하는 것이다.
- <밭에 묻힌 보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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