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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영성이야기

** 편애가 아닌 욕구 **





편애가 아닌 욕구


욕구를 누르지 마십시오. 생기가 없어질 테니까. 기력을 잃을 테니까. 그건 끔직한 일이죠. 건전한 의미의 욕구가 기력이고 기력은 많을수록 더 좋죠. 욕구를 누르지 말고 이해하십시오. 그걸 이해하십시오. 이해하는 그만큼 욕구를 채우려 하지는 마십시오. 그리고 욕구의 대상들을 단순히 물리칠 것이 아니라 이해하십시오. 있는 그대로 똑바로 보십시오. 그 진정한 가치를 보십시오. 욕구를 누르기만 하고 욕구의 대상을 물리치려고 하면 그것에 얽매이기 십상입니다. 반면에 그것을 직시하고 진정한 가치를 본다면, 자신이 어떻게 비참과 실망과 우울의 마당들을 닦고 있는지를 이해한다면, 그때 욕구는 내가 편애라고 부르는 것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편애들을 지니고 살되 행복을 그중 하나에도 매이게 하지 않을 때 깨어납니다. 충만한 깨달음으로 나아갑니다. 충만한 깨달음, 행복 - 원하는 대로 부르십시오 -, 그것은 망상이 없는 상태, 사물들을 '자기' 입장에서 보지 않고 '그것들'이 있는 그대로 보는 상태입니다. 인간에게는 그것이 가능한 일인만큼 환상을 떨쳐 버리는 것, 사물을 직시하는 것, 현실을 보는 것입니다. 불행하다면 그때마다 현실에 무언가를 더한 것입니다. 그런 더하기가 불행하게 만드는 겁니다. 거듭 말하지만 무언가를 … 여러분 안에 부정적 반응을 더한 겁니다. 현실은 자극을 주고 여러분은 반응을 준 거죠. 반응으로 무언가를 더한 거죠. 더한 것을 검토해 보면 거기에는 항상 환상이 있습니다. 으레 요구가, 기대가, 갈망이 있습니다. 항상. 환상의 예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길에서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하면 스스로 그것들을 발견할 것입니다.

예컨대, 외부 세계를 변화시킴으로써 '사람'이 변하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이요 착오입니다. 외부 세계만 바꾸어 놓으면 사람이 달라지는 게 아닙니다. 새 직업이나 새 배우자, 새 집이나 새 구두, 혹은 새 스승이나 새로운 영성을 얻는다고 해서 그게 '사람'을 바꿔 놓지는 않습니다. 그건 팬을 바꾸는 게 글씨를 바꾸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혹은 모자를 바꾸는 게 사고능력을 바꾸는 거라고. 그런 것이 실제로 사람을 변화시키지는 않는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네 취미에 맞춰 외부 세계를 재배치하느라고 정력을 소모하고 있습니다. 더러는 성공하고 잠시 - 오 분쯤 - 휴식을 얻지만, 그런 휴식 동안에도 긴장합니다. 삶이란 언제나 흐르고 있는 것, 항상 변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그러니 살기를 원한다면 영주처를 가져서는 안 됩니다. 머리 둘 곳이 있어서는 안 돼요. 삶과 더불어 흘러야 합니다. 위대한 공자가 "항상 행복하고자 하는 사람은 자주 변해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흐르십시오. 그러나 우리는 계속 뒤돌아보잖아요? 우리는 과거와 현재의 것들에 매여 있습니다. "쟁기에 손을 얹고 뒤를 돌아다보아서는 안 됩니다." 선율을 즐기고 싶습니까? 교향곡을 즐기고 싶습니까? 곡의 몇 대목에, 한두 음절에 매이지 마십시오. 지나가고 흘러가게 하십시오. 음들을 흘려 보낼 준비가 되어 있을 때 교향곡을 온전히 즐기게 됩니다. 특정한 대목이 마음에 든다고 해서 교향악단에게 "그 대목을 계속 연주해요. 계속, 계속" 하고 외친다면 그 연주는 교향곡이 될 수 없는 겁니다.

나스릇딘이라는 노인 물라의 이야기를 아십니까? 그는 희랍인·터키인·이란인 들 모두가 자기네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전설적 인물이죠. 그는 이야기 형태로 신비적 가르침들을 전하고자 했습니다. 보통 익살맞은 이야기로, 그리고 그 이야기에서 조롱의 대상은 항상 늙은 나스릇딘 자신이었습니다.

어느 날 장터에서 나스릇딘이 서툴게 기타를 치는데, 단 한 음만을 치고 있습니다. 잠시 후 사람들이 모여들고, 땅바닥에 앉아 있던 한 사람이 말합니다. "멋진 곡이군요. 물라. 그런데 왜 다른 악사들처럼 약간씩 변주를 하시지 않습니까?" "그 바보들." 나스릇딘이 말합니다. "바른 음을 찾고들 있는 거지. 난 이미 찾아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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