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부활 제3주간 수요일 (사도8,1ㄴ-8 /요한6,35-40) |
제1독서
<사람들은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말씀을 전하였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8,1ㄴ-8
1 그날부터 예루살렘 교회는 큰 박해를 받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사도들 말고는 모두 유다와 사마리아 지방으로 흩어졌다.
2 독실한 사람 몇이 스테파노의 장사를 지내고
그를 생각하며 크게 통곡하였다.
3 사울은 교회를 없애 버리려고
집집마다 들어가 남자든 여자든 끌어다가 감옥에 넘겼다.
4 한편 흩어진 사람들은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말씀을 전하였다.
5 필리포스는 사마리아의 고을로 내려가
그곳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선포하였다.
6 군중은 필리포스의 말을 듣고 또 그가 일으키는 표징들을 보고,
모두 한마음으로 그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
7 사실 많은 사람에게 붙어 있던 더러운 영들이 큰 소리를 지르며 나갔고,
또 많은 중풍 병자와 불구자가 나았다.
8 그리하여 그 고을에 큰 기쁨이 넘쳤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아버지의 뜻은, 아들을 본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35-40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35 이르셨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
36 그러나 내가 이미 말한 대로,
너희는 나를 보고도 나를 믿지 않는다.
37 아버지께서 나에게 주시는 사람은 모두 나에게 올 것이고,
나에게 오는 사람을 나는 물리치지 않을 것이다.
38 나는 내 뜻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을 실천하려고
하늘에서 내려왔기 때문이다.
39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은,
그분께서 나에게 주신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것이다.
40 내 아버지의 뜻은 또,
아들을 보고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
나는 마지막 날에 그들을 다시 살릴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너희는 나를 보고도 믿지 않는다."(요한 6,36)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믿지 않는 이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존재인 당신 자신을 계시하시면서, 그들이 믿는 하느님 아버지와의 관계성 안에서 당신에 대해 설명하십니다. "아버지께서 나에게 주시는 사람은 모두 나에게 올 것이고, 나에게 오는 사람을 나는 물리치지 않을 것이다."(요한 6,37) 예수님께로 오는 이들은 궁극적으로 하느님께서 보내신 것이고, 아드님이신 예수님에게 하느님께서 "주신" 이들이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은, 그분께서 나에게 주신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것이다."(요한 6,39) 예수님은 아버지께서 주신 이들이 영원한 생명을 얻도록 당신 생명을 내놓으시어, 결국 그들이 모두 하느님의 생명 안에 들어가게 하시는 사명을 지니고 오신 것입니다.
인류의 구원을 위해 아버지와 아들이 가히 환상적으로 연계되어 계십니다. 구원받을 이들은 아버지에게서 아들에게로, 다시 그 아들에게서 아버지께로 되돌려집니다. 그렇게 보내어지고 이끌리는 사이에 그들은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어 하느님의 생명에 참여하는 존재로 거듭 나는 것이지요. 이렇듯 아버지와 아들은 온전히 서로가 서로를 향해 있습니다. 아드님은 아버지의 구원 의지를 실현하시면서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시고, 아버지는 끊임 없이 구원받을 이들을 아드님에게 보내십니다.
제1독서는 스테파노의 순교 직후의 정황을 다룹니다. "그날부터 예루살렘 교회는 큰 박해를 받기 시작하였다."(사도 8,1)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에 대한 박해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그 결과 "사도들 말고는 모두 유다와 사마리아 지방으로 흩어졌다."(사도 8,1)고 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지지요. "흩어진 사람들은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말씀을 전하였다."(사도 8,4) 신앙을 지키기 위해 고향을 등진 이들이 그저 숨어버린 것이 아니라 발길 닿는 곳마다 복음의 씨앗을 뿌리고 있으니 가히 기적에 가까운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하느님의 아들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기쁜 소식은 인간이 예측할 수 없는 방향과 속도로 전해지고 들불처럼 번져 나갑니다. 아버지께서 아드님에게 주시는 이들, 구원받을 이들은 이스라엘의 경계를 넘어 다양하게 형성됩니다. 누구도 예상 못할 민족과 언어와 문화 안에서 생성되고 성장하여 하느님의 생명, 하느님 나라에 참여하게 됩니다.
"나는 마지막 날에 그들을 다시 살릴 것이다."(요한 6,40) 예수님께서 힘주어 말씀하십니다. 스테파노의 순교와 함께 불이 당겨진 선교가 예수님의 말씀을 보증 삼아 힘차게 뻗어나가게 되는 이 지점에서, 사도행전 작가는 스테파노 순교 때 언급했던 "사울"을 한 번 더 언급하며 미래에 펼쳐질 놀라운 전복을 암시합니다. "교회를 없애 버리려고 집집마다 들어가 남자든 여자든 끌어다가 감옥에 넘긴"(사도 8,3) 사울은 곧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사도 중의 사도 바오로로 변모할 것입니다. 그 역시 하느님께서 아드님에게 주신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너희는 와서 보아라 하느님의 업적을, 사람들에게 이루신 놀라운 그 위업을."(화답송) 겁 많던 사도들부터, 박해를 피해 흩어진 이들, 그리고 바오로가 된 사울과 더불어, 우리는 하느님의 놀라운 업적을 찾기 위해 멀리 갈 필요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바로 우리 자신이 그 놀라운 업적의 증거이고 결과물이니까요.
사랑하는 벗님 여러분, 오늘 독서와 복음은 '전화위복'(轉禍爲福)이란 사자성어를 떠올리게 합니다. 순교와 박해는 놀라운 선교와 위대한 사도의 탄생이란 상상치도 못할 결과를 가져오니까요. 벗님은 이런 전화위복 체험을 한 적이 없는가요? 크고작은 체험들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지금 어려움과 위기를 겪고 있다면 지금이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의 또다른 기회라고 여기며 묵묵히 기도하십시오. 하느님의 특별한 은혜를 체험하는 오늘 되시길 축원합니다.
어버이 날을 맞이하여 이 땅의 모든 아버지, 어머니들께 축하를 드리며 하느님의 사랑과 축복이 충만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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