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 축일/요한 12,24-26
복음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아버지께서 그를 존중해 주실 것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24-2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4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25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26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아버지께서 그를 존중해 주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요한 12,25) 생명을 위한 생명의 봉헌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12,24) 한마디로 잘 살려면 잘 죽어야 하고, 잘 죽으려면 잘 살아야 한다는 말씀이지요. 이는 모든 삶의 차원에 연관된 근원적인 삶의 원리, 행복의 원리라 할 것입니다.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소유하고 더 힘 있고, 더 아름다워지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오늘의 사회에서 이런 가르침대로 살 수 있을까요? 신앙인들은 그와는 전혀 달리 오히려 더 많이 포기하고 소유보다는 물질이 주지 못하는 가치를 추구하며, 잘 죽을 수 있어야 영원히 살 수 있으니 거꾸로 가는 인생인 셈입니다. ㅍ 개인 차원에서도 포기와 희생을 통하여 자기애와 자기중심주의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인간적, 신앙적인 관점에서 성숙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는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 것만 챙기고 다른 이를 위해 자신을 내놓지 않는다면 어떤 사회나 공동체도 성장할 수 없을 것이 뻔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12,25) 하느님과 이웃을 자신보다 더 사랑하고, 다른 이들을 위해 자신의 시간과 재능과 재물을 내놓고 나누는 것을 지고의 가치로 삼는 사람이 참 행복을 누리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라우렌시오 성인(†258)은 예수님을 본받아 죽음을 통해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길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는 로마 교회의 일곱 부제 중 수석 부제로서 교회의 재산을 관리하고 지극한 사랑과 관대함으로 가난한 이들을 보살폈습니다. 그는 더 많이 나누려고 심지어 성작까지 팔 정도였습니다. 라우렌시오 성인은 로마의 발레리아누스 황제의 박해 때,식스토 2세 교종이 사형선고를 받고 사흘 안으로 자신도 순교하리라 예언하자 기뻐하며 교회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이를 알게 된 로마 황제는 그에게 교회 보물을 가져오라고 명령합니다. 그러자 라우렌시오 성인은 교회의 보물을 모으려면 사흘 정도 걸린다는 말을 하고 돌아와서는 재물을 고아와 가난한 이들, 소경과 절름발이들에게 나누어주어 버립니다. 그리고는 황제에게 가난한 이들을 데리고 가서 “이들이 교회의 보물입니다."라고 하자, 몹시 분노한 황제는 그에게 갖은 고문을 가한 뒤 석쇠 위에 눕혀 불살라 죽였습니다. 이렇듯 성인은 “생활에서 그리스도를 사랑했고 죽음에서 그리스도를 본받았습니다.”(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설교에서) 그의 죽음과 모범은 로마의 회개와 이교의 종말을 고하는 직접적인 동기가 되었습니다. 우리도 목숨을 바쳐 사랑을 실천했던 라우렌시오 성인을 본받도록 합시다. 오늘도 자기만 생각하고 자신만 살려고 몸부림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기꺼이 썩는 한 알의 밀알이 되어 다른 이들과 이 사회와 교회에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는 우리가 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어떻게 잘 죽어 참으로 아름답게 살아갈지를 고민하는 행복한 용트림이 이어지는 오늘이길 소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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