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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경호(프란치스코) OFM

~ 연중 제 19주일 / 기경호 신부님 ~

연중 제19주일/ 요한 6,44-51


 
“누구든지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요한 6,51)
 
   ◈ 세상에 생명을 주는 살아 있는 빵이 되는 삶
 
오늘 복음은 어떻게 해야 영원한 생명, 참 행복에 이를 수 있을지 가르쳐줍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 그리고 나에게 오는 사람은 내가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릴 것이다.”(6,44)

영원한 생명은 하느님께서 ‘이끌어주셔야’(6,44) 얻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무거운 물건을 온힘을 다해 끌듯이, 강력한 사랑의 힘으로 우리를 당신께로 끌어당기십니다. 그런데 세상살이에 바쁘고, 자신에 몰두하여 살아가는 우리는, 주님의 이 끌어당기시는 사랑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살아갈 때가 많지요. 이런 무감각과 무관심의 끝은 영혼의 어둠과 사회적 불의의 온상입니다.

따라서 영원한 생명을 바란다면 주님의 손을 잡고, 그분의 이끄심에 맡겨야 합니다. "마음은 사랑으로 말미암아 끌려가는 것이며 사람은 바라는 바대로 끌려갑니다. 진리, 행복, 정의, 영원한 생명에 끌려가는 사람이라면 그리스도께로 끌려갈 것입니다.”(성 아우구스티노) 주님의 끌어당기는 사랑에 기꺼이 끌려가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사랑으로 끌어당기시는 주님께 나아가려면, 먼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배워야 합니다(6,45ㄴ). 주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십자가 죽음을 통해 드러난 희생의 삶을 배움으로써 예수님을 믿을 수 있게 되는 까닭입니다. 믿음은 강하게 끌어당기시는 주님의 손을 잡는 것입니다. 그분의 믿지 않고서는 영원한 생명에 이를 수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6,48.51) 우리는 예수님의 살인 생명의 빵을 먹고 있습니까? 나아가 나 자신이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으로서 살고 있습니까?

영원한 생명에 이르기 위해 먹어야 할 빵은, 예수님께서 전생애에 걸쳐 보여주셨던 ‘남김없이 내어주는 사랑의 헌신’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의 신비에 관한 말씀을 먹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사랑을 먹고 희생을 먹어야 합니다. 한없이 낮추시고 비우신 그분의 가난을 먹어야 합니다.

가난하고 배고픈 이들을 ‘가엾이 여기셨던’ 거룩한 연민을 먹어야 합니다. 모든 이들을 하느님의 존엄한 인격으로 존중하시어 차별하지 않으신 예수님의 공평과 의로움을 먹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의 참 행복을 위해, 예수님께서 적대자들로부터 받으셨던 오해와 배척과 조롱을 받아 삼켜야 합니다. 인간의 아픔에 끝까지 함께하신 임마누엘의 혼을 지녀야 합니다.

죄인의 회개를 기다려주시고, 박해하는 이들을 끝까지 용서하시는 예수님의 그 마음을 받아들여야겠습니다. 또한 다른 이들의 억울함과 아픔 안에서 신음하는 하느님의 슬픔과 예수님의 고통을 사랑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내가 품고 있는 생각과 마음, 내가 행하는 것들 하나하나가 ‘세상에 생명을 주는 살아 있는 빵’이 되고 있는지 돌아봐야겠습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