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공현 대축일 전 토요일. 김동희 모세 신부님.
요한 복음서는 “무엇을 찾느냐?” (1,38)라는 물음으로 시작해서 “누구를 찾느냐?” (20,15)라는 물음으로 마무리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자신을 뒤따라오는 세례자 요한의 두 제자에게 예수님께서 던지신 물음은 “무엇을 찾느냐?”였습니다.
그리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던지신 물음이 바로 “누구를 찾느냐?”라는 것이었지요.
결국 신앙의 여정은 ‘무엇’을 찾는 것에서 시작하여 인격적인 사랑의 동반자인 ‘누구’를 만나서
그 사랑을 키워 가는 것이라는 말이겠습니다.
묵주 기도를 바치며 환희의 신비 5단 “마리아께서 잃으셨던 예수님을 성전에서 찾으심”을 묵상하던 때가 생각납니다.
대개 이 신비를 묵상하노라면 아들을 잃고 애태웠을 부모의 심경과, 마침내 아드님을 찾아내시고는 “왜 이렇게 하였느냐?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애타게 찾았단다.” (루카 2,48) 하시는 성모님의 원망 섞인 말씀, 그리고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 (2,49) 하시는 아들 예수님의 조금은 배짱 좋은 대답만 떠오르지요.
그리고 순명하시는 예수님과,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시는 성모님의 모습에 마음이 많이 머물렀습니다.
그러나 초점을 비껴간 묵상이라는 것을 어느 때부터인가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내용은 환희의 신비 5단입니다. ‘환희’란 터져 나오는 기쁨입니다.
자신들의 아들이면서도 하느님이신 그분을 잃었다가 가까스로 되찾은 부모의 감격과 탄성을 어떻게 말해야 좋을까요?
우리 마음의 그물이 촘촘하지 못한 탓인지 우리는 삶에서 예수님을 쉽게 놓치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 놓쳐 버린 예수님을 다시, 거듭거듭, 새롭게 되찾고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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